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학교 후버연구소에서 열린 한일 정상 좌담회에서 사회자와의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미국·일본과만 정상회담을 진행하며 한국에 거리를 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향해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역할론'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영국·프랑스 순방 출국을 앞두고 20일 공개된 영국 '텔레그래프' 서면인터뷰에서 "중국은 유엔 헌장과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등 국제규범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북한, 러시아와 3각 협력을 추구하는 것이 중국의 국제적 명성과 위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중국·러시아·북한은 각자가 처한 상황과 대외 여건이 다르며, 이에 따른 이해관계도 다르다"며 "러시아·북한과 동맹을 맺는 것은 중국에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동아시아와 국제사회의 자유·평화·번영을 증진하는 데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우리 정부는 상호존중·호혜 및 공동이익에 따라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 관계 발전을 지향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에 있어 '중국 역할론'을 강조한 것인데, 정작 시 주석은 지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를 외면한 바 있습니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미중 정상회담 당시 시 주석은 "모든 이해 당사국들이 북한의 합리적인 우려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시 주석은 한미일 3국 중 미국·일본과만 정상회담을 진행했는데, 지난 5월 중국이 윤석열정부에게 밝힌 '4대 불가' 방침 중 '악화한 정세 아래 한국의 대북 주도권 행사 불가'라는 부분이 유효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편 윤 대통령은 5박 7일간 영국·프랑스 순방을 위해 출국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3박 4일간의 영국 국빈 방문과 '한·영 정상회담'을 소화한 뒤 현지시간으로 23일 프랑스로 이동해 2박4일 동안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를 대상으로 부산엑스포 유치전을 펼칠 예정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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