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역대급 세수 부족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긴축재정에 돌입한 가운데 경제 선순환의 지렛대를 약속하며 확장재정 기조를 선택한 경기도가 각종 도비 사업들을 신설하면서 도 내 시군들의 재정 고갈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일부 지자체에선 지방채를 발행해 부족한 세수 결손을 보전하는가 하면, 차등보조율을 개선해 보조금을 확대해달라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경기도 전경. (사진=경기도)
확장재정 경기도…지자체 재정 고갈
경기도는 내년도 예산안으로 36조1345억원을 편성했습니다. 올해 33조8104억원에서 6.9%인 2조3241억원 늘어난 규모입니다. 예산안에는 교통비 환급 정책인 '더 경기패스' 263억원, 핵심 복지 사업 예술인·장애인 기회소득 200억원, 버스 준공영제 1360억원 등이 편성됐습니다. 청년기본소득도 974억원 투입 예정입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경기도의 무리한 매칭사업이 여력이 부족한 지자체들의 재정난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 15일 열린 경기도 교통국 행정사무 감사에서 오준환 국민의힘 의원은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공공관리제로 추진하기 위해선 버스 요금 인상과 도비 30%, 시군비 70%인 재정 비용 부담 비율부터 조정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도내 지자체들은 대규모 시비재원이 투입되는 각종 도비 사업 추진으로 인해 재원고갈이 심각 단계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고양시의 경우도 도비 매칭 사업에 대한 시비 부담이 늘어나 재정 여력이 축소된 가운데 시비 부담 비율이 90%에 이르는 노인장기요양보험에 시비 132억 원, 시비 부담 80%인 장애인 활동 급여 지원에는 32억 원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고양시는 내년 중 차등보조율 조정을 경기도에 건의할 예정입니다.
지자체, 차등보조율 조정 요구
의정부시는 정부가 지급하는 지방교부세와 경기도가 지급하는 조정교부금이 내년도에 각각 316억원, 93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투자 사업을 원점 재검토하는 등 세출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내년도부터 시행되 시비 70%를 부담해야 하는 경기도형 버스 준공영제 운영에 55억원, 농민 기본소득(시비 30%)에는 10억원, 청년 기본소득(시비 30%)에는 17억원의 예산이 투입돼야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차등보조율을 최대로 늘리고 도비 보조금을 재조정하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차등보조율은 예산 규모가 큰 지자체의 지원을 줄이고, 열악한 곳은 도비 지원을 늘리는 제도입니다. 경기도의 경우 최대 인상이 20%에 그쳐 의정부나 연천 등 재정이 어려운 지자체들은 차등보조율을 30%까지 높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오석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건교위 종합행정감사에서 "의정부시 재정자립도는 최하위 수준이고 재정자주도 및 GRDP 역시 도내 최하위"라며 "경기도 지방보조금 관리 조례에 근거해 의정부시에 대한 SOC 등 도비 보조사업의 차등보조율을 최대로 적용해 달라"고 건의했습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세수감소 대응 재정위기 특별대책회의'를 가동하겠다 발표하고 있다.(사진=의정부)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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