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김이배
제주항공(089590) 대표의 인수·합병(M&A) 관련 발언 이후 저비용항공사(LCC) 업계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이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M&A에 도전할 수밖에 없기에 어떤 기업을 공략할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과 에어부산이 유력한 매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의 CEO 메시지 발표 이후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의 M&A 대상을 놓고 여러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 제주항공이 경영권 인수에 나선 바 있던 이스타항공이 다시 목표물이 될 수 있다는 예상과 함께 지방 거점으로 강세를 띄고 있는
에어부산(298690)의 분리매각 시 인수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사진=제주항공)
최근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항공산업 구조 변화와 관련해 다양한 불확실성이 있다"며 "사모펀드들이 투자자로 항공사에 들어갔으니 언젠가 투자금을 회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 시점을 알 수는 없지만 향후 M&A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김 대표가 이같이 발언한 데에는 LCC 1위인 제주항공의 위기의식이 숨어 있습니다. 향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시 양 기업 산하 LCC인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이 통합하면 제주항공을 뛰어넘는 LCC가 탄생하기 때문입니다. 제주항공이 LCC 1위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몸집을 불리는 M&A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유력한 매물로 이스타항공을 꼽습니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11대의 기재를 보유하고 있고 이번 달에 2대를 추가, 연말까지 기단을 15대로 늘릴 예정입니다. 운수권도 적당히 확보돼 있고 운항도 원활하게 하고 있어서 제주항공과의 시너지를 내기에도 좋다는 것이 업계의 정평입니다. 다만, 2020년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에 나섰지만 무산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다시 M&A를 진행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한 번 실패했던 M&A를 다시 시도해야 하기에 이에 대한 여론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른 쪽에서는 부산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에어부산이 분리 매각이 된다면 좋은 매물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에어부산은 김해공항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면서 지방 공항의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제주항공이 만약 에어부산을 인수하게 되면 지역에서의 세력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앞서 10년 전쯤에도 제주항공은 에어부산 인수에 관심을 보인 적이 있다고 업계는 전합니다. 다만, 분리매각의 경우 지역과의 조율, 아시아나항공과의 주식 문제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습니다.
이밖에 사모펀드가 지분에 참여한 항공사로 에어프레미아,
티웨이항공(091810)도 있지만 에어프레미아의 경우 미주노선에 힘을 주고 있고, 티웨이항공은 소노인터내셔널의 지분 인수 등으로 적합한 인수 대상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반면 일각에서는 김 대표의 발언에 대해 M&A 시사가 아니라고 보기도 합니다. 한 항공업계 관게자는 "M&A는 확대해석 같다"며 "기회에 대한 대응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아직은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에 과대해석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좋은 기회가 의미하는 것이 M&A뿐만 아니라 항공기 인수 등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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