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풍력이 무엇이냐'라고 물었을 때 난감했다.", "중학교 3학년 학생이 '수도라는 말을 모른다, 우리나라와 같이 작은 나라는 수도가 없는 줄 알았다'고 했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지난달 20~26일 전국 초·중·고 교원 58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 문해력 실태 인식조사'를 7일 발표했습니다. 조사 결과, 교사 5848명 중 5372명(91.86%)이 '학생 문해력이 저하됐다'라고 답변했습니다.
특히 교사들은 학생 100명 가운데 10~30명 꼴로 문해력 저하가 두드러진다고 답했습니다.
학생의 문해력이 저하됐다고 응답한 교사들의 답변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해당 학년 수준 대비 문해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얼마냐 되느냐'는 질문에 1676명(28.7%)이 21~30%, 1559명(26.7%)은 11~20%라고 대답했습니다.
또 '글의 맥락과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얼마나 되느냐'는 물음엔 1698명(29.0%)이 21~30%, 1666명(28.5%)은 11~20%라고 답변했습니다.
'어려운 단어나 한자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질의에 대해선 1914명(32.7%)이 21~30%, 1167명(20.0%)의 경우 11~20%라고 답했습니다.
'도움 없이는 교과서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문항에는 1545명(26.4%)은 11~20%, 1159명(19.8%)이 21~30%라고 응답했습니다.
'문제를 이해하지 못해 시험을 치기조차 곤란하다'는 질문에 대해선 1264명(21.6%)은 11~20%. 828명(14.2%)이 21~30%라고 답변했습니다.
아울러 학년별로 학생들이 말의 뜻을 모른다는 한 단어들을 보면 △고등학교 3학년은 풍력 △고등학교 1학년은 위인 △중학교 3학년은 수도의 △중학교 2학년은 나이테 등입니다. △중학교 1학년은 한파 △초등학교 6학년은 사흘·수저·의미 등의 단어 뜻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한 가문의 계통과 혈연관계를 적은' 족보를 족발보쌈세트로 안다거나, '시발점'·'미친 영향'이라는 단어를 듣고 욕하는 줄 알았다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무설탕'이라는 단어를 채소 무로 만든 설탕이라고 이해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교총은 "학생이 다른 사람 도움 없이 교과서를 이해하지 못하고 시험 치기도 곤란한 현실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며 "문해력 저하는 학습 능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대인 관계와 앞으로 성인이 된 이후 사회생활에도 부정적 영향과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학생 문해력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진단·분석부터 하고, 디지털기기 과의존·과사용 문제를 해소하는 법·제도 마련과 독서·글쓰기 활동 등을 강화하는 대책이 병행돼야한다"고 덧붙였습니다.
9월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에서 관람객들이 AI 디지털교과서 프로토타입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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