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노동조합과 사측이 대타협을 목적으로 한 광주형 일자리 1호 기업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캐스퍼에 이어 캐스퍼 일렉트릭(EV)까지 현대차에게 위탁받아 생산에 나서고 있지만, 노사 분쟁에 휘말려 있습니다. 광주형 일자리를 상징했던 '무노조, 무파업' 원칙이 깨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17일 노동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첫 '노사 상생형 일자리' 모델로 출범한 GGM에 민주노총 소속 금속노조 글로벌모터스지회가 공식 출범됐습니다. 지난 1월 1노조가 설립됐고, 2노조는 3월에 각각 독립 노조로 설립돼 운영되다가, 최근 두 노조 모두 금속노조에 가입하고 통합했습니다.
GGM은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첫 모델로 지난 2019년 출범했습니다. 기존 완성차 업계보다 임금이 낮은 대신 사택과 같은 '사회적 임금'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출범됐는데요. 광주시와 현대자동차 등이 출자했고, '노사 상생'이 핵심 가치였습니다. 때문에 무노조, 무파업이라는 분석이 많았습니다.
'캐스퍼 일렉트릭' 1호차 생산기념식이 열린 715일 오전 광주 광산구 덕림동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윤몽현 GGM 대표가 신차에 기념 문구를 남기고 있다.(사진=뉴시스)
하지만, 노조가 설립된 이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갈등을 겪다가, 최근 파업 위기에 내몰려 있는 상황입니다. GGM노조는 최근 임단협 교섭 쟁의 행위 찬반 투표가 85.97%의 찬성률로 가결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GGM노조가 파업을 위한 쟁의권 확보 절차를 밟은 것입니다.
양측은 지난 7월부터 교섭 중이지만 제대로 된 협상 테이블조차 차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업무시간 중 회사 안에서 교섭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업무를 마친 후 회사 밖인 광주그린카진흥원에서 교섭하자고 맞선 바 있습니다.
이달 4일과 7일 열린 전남지방노동위원회 주관 조정 회의에도 노사 양측은 조정안을 마련하지 못해 추가 회의를 하로 협의하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파업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당장 교섭이 돼 파업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노조가 생긴 만큼 앞으로도 노사분쟁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실제 GGM 설립 과정은 일종의 노·사·민·정 간의 신사협정이었기 때문에 법적 구속력은 없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기공 때부터 반값 연봉으로 현대차 노조의 불만이 컸다"며 "노사 불안정으로 인한 문제가 터질 경우 GGM은 설립의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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