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삼성전자가 가전 구독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차별화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과제가 됐습니다. 업계에선 가전 구독 사업의 경우 다양한 제품 라인업 구비, 탄탄한 영업망, 장기간의 결제 방식, 운영·관리 프로세스 등의 환경을 마련하는 것을 관건으로 꼽고 있습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AI 구독클럽' 서비스를 전국 삼성스토어와 삼성닷컴에 선보입니다. 가전 구독은 소비자가 월 구독료를 내고 일정 기간 가전을 빌려 쓰는 서비스입니다. 목돈이 필요한 최신 가전을 마련할 때 초기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삼성전자 전문 매니저와 전문 엔지니어, 모델이 함께 '삼성 AI 구독 클럽'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가전 구독 시장 참전으로 이보다 앞서 서비스를 시작한 LG전자와의 경쟁이 본격화됐습니다. LG전자는 지난 2009년 정수기 렌탈 사업을 시작한 이후 품목을 확대하고 관리 및 제휴 서비스로 영역을 넓히며 구독 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LG전자의 구독사업은 지난해 연매출 1조134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3% 성장했습니다. 올해는 1조8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구독 사업은 수요 침체 장기화와 저수익에 직면한 가전업계에 불황을 타개할 방안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가전 구독 서비스는 전방 시장의 저성장·역성장을 극복하기 위한 가전 프리미엄화 트렌드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높아진 판매 가격에 따른 구매 부담은 일시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구독 서비스를 통해 완화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제품 판매 이후 세척, 점검 등의 서비스를 통한 '락인'(충성고객 확보) 효과 증가로 타제품 추가 구독을 유도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삼성전자의 구독 사업 진출로 시장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사업 환경 조성을 신속하게 정비하는 게 당장의 과제가 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의 공략 포인트로 '인공지능(AI)'을 잡았습니다. 삼성전자의 'AI 구독클럽'은 소비자가 월 구독료를 내고 일정 기간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제품 구매 시 초기 비용을 낮춰 더 많은 소비자들이 삼성전자의 최신 제품을 부담 없는 가격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습니다.
삼성전자는 TV,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등을 대상으로 구독 서비스 모델을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이 중 90% 이상은 AI 제품으로 구성했습니다. 삼성전자는 'AI 구독클럽' 서비스를 AI 제품 중심으로 운영해 'AI=삼성' 대세화를 지속한다는 전략입니다.
또 고객이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만 선택해 구매할 수 있도록 다양한 요금제를 제공하는 전략을 폈습니다. 올인원 요금제는 제품, 무상 수리와 함께 케어 서비스를 선택적으로 결합할 수 있습니다. 전용 'AI 구독클럽 삼성카드'로 60개월까지 이용할 수 있고 중도 해지도 가능합니다. 스마트 요금제는 제품 구매와 함께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만 선택할 수 있으며, 기간은 36개월 또는 60개월입니다.
AI 구독클럽은 스마트홈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의 AI 기능 등을 활용해 케어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스마트싱스를 활용해 기기 진단 결과, 사용 패턴 에너지 사용량 등의 정보를 월 1회 구독 고객 전용으로 '월간 케어 리포트'를 제공합니다.
삼성전자는 구독 고객을 위해 카드사 청구 할인과 다양한 제휴 서비스도 마련했습니다. 추후 파트너사들과 제휴를 확대해 혜택을 강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김용훈 한국총괄 상무는 "앞으로 더 많은 소비자들이 'AI 라이프'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구독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번 'AI 구독클럽' 출시로 'AI=삼성' 공식을 완성하며 전 영역에서 '모두를 위한 AI' 비전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탈 시장 규모는 2020년 40조원에서 내년 100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먼저 시장에 진입한 업체들의 경우 TV와 냉장고 등 대형가전을 비롯해 프리미엄 환기 시스템, 클로이 로봇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입지를 다진 상황"이라며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하는 정교한 방식이나 소비자 편리성 및 침투력, 다양한 제품군 마련이 구독 사업 후발주자인 삼성전자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기존 가전 사업은 저성장에 진입한 반면 구독 가전 사업은 소모품 교체나 성능 점검, 애프터서비스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수요 침체 장기화에 직면한 가전업계에 구독 사업은 불황을 타개할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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