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한국자산신탁, 충당금 압박에 실적 둔화…'PF 리스크' 방어 집중
3분기 영업이익 등 지난해 대비 90% 이상 감소
차입형 사업장 1곳 대손충당금 등 반영 영향
재무건전성 갖춰 우려 크지 않지만 수주 잔고 걸림돌
2024-12-09 06:00:00 2024-12-09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2월 5일 16:4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한국자산신탁(123890)이 올 들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대비를 위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지속하며 부진한 영업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리스크가 현실화하지 않을 경우 충당금 환입 가능성이 열려 있다. 또 내년 부동산 경기 회복 시 실적 반등 가능성도 높아 시장에서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자산신탁 본사.(사진=한국자산신탁)
 
3분기 더욱 악화된 실적…대규모 충당금 반영 영향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자산신탁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수익 525억원, 영업이익 27억원, 당기순이익 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영업수익 570억원, 영업이익 297억원, 당기순이익 234억원) 대비 소폭 줄어든 영업수익 대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90% 이상 감소했다.
 
이 기간 회사의 영업비용이 272억원에서 498억원으로 약 220억원 증가했다. 이자비용과 신용손실충당금이 지난해 대비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3분기 49억원이던 이자비용은 올해 3분기 80억원으로, 155억원이던 충당금은 358억원으로 각각 늘었다.
 
한국자산신탁은 올 들어 대규모 충당금을 매 분기 영업실적에 반영하고 있다. 3분기에만 358억원을 반영했고, 이에 따라 1~3분기 518억원의 신용손실충당금이 영업비용으로 잡혔다. 지난 2023년 회사의 대손충당금은 817억원으로 같은 기간 채권잔액(1조1485억원)의 7.1%에 불과했지만, 올해 9월 기준 충당금 규모는 1362억원에 달한다. 채권잔액은 1조3783억원으로 9.8% 수준이다.
 
특히 차입형 개발신탁과 책임준공확약형(이하 책준형) 개발신탁 사업장에서 발생한 대출금과 신탁계정대와 관련한 대손충당금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9월 기준 1362억원의 대손충당금 가운데 대출금과 관련해선 261억원, 신탁계정대 관련은 953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523억원이던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은 9개월 만에 953억원으로 82.2% 증가했다.
 
신탁계정대는 부동산신탁사가 사업비를 조달하기 위해 고유계정에서 신탁계정으로 대여한 금액이다. 시공사가 준공 기한을 지키기 어려운 경우 신탁사는 신탁계정대를 투입해 사업비를 조달한다. 실제 한국자산신탁의 지난해 말 신탁계정대 채권잔액은 4688억원이었지만, 9월 6931억원으로 47.8% 늘었다. 올 들어 사업장들의 안정성이 크게 낮아지며 회사가 공사를 위해 조달한 자금이 증가했다는 의미이다. 이 과정에서 대손충당금 역시 함께 늘어났다.
 
‘일회성 손실’ 뒤 반등 가능성…부족한 수주고는 ‘고민’
 
한국자산신탁은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영업수익 169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872억원) 대비 소폭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3분기 영업이익 급감에 따라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893억원)의 절반 수준인 435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시장에서는 한국자산신탁의 올해 부진한 실적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특정 사업장 한정으로 대손충당금이 발생한데다 경쟁 신탁사 대비 PF 리스크도 높지 않은 탓이다. 이에 내년 대손충당금 반영이 마무리되는 시점인 내년 상반기 영업실적의 반응이 기대되고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준공 현장이 늘어나며 신탁계정대가 하락하고, 이와 함께 대손충당금 환입이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최근 무분별한 차입형·책준형 신탁에 대한 정부의 규제 강화로 재무건전성이 양호한 상위 신탁사에게 유리한 환경 변화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실제 올 들어 부진한 실적에도 한국자산신탁의 재무건전성은 매우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9월 말 연결 기준 회사의 부채비율은 58.0%다. 지난해 말 42.9%에서 올해 9월까지 꾸준히 부채비율이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수치를 기록 중이다.
 
한국자산신탁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1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있어 신탁계정대 운용 등에 충분한 수준”이라면서 “향후 운영 사업장들의 PF 리스크가 해소된다면 재무건전성과 영업실적의 반등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리스크 관리를 위해 ‘선별 수주’를 강화한 탓에 줄어든 수주 물량은 향후 영업수익 확보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회사는 올 들어 단 1건의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도 수주하지 않아 현재 3곳의 사업장을 운영 중이다. 또한 책준형 토지신탁 사업 건수는 지난해 15건에서 올해 9월 7건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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