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신유미 기자]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내 증시도 한숨 덜었습니다. 다만 헌법재판소 심판 절차, 계엄 수사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유력 차기 대권주자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점은 변수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을 앞두고 있는 점도 대외적 불안 요소로 꼽힙니다.
추가 리스크 제한적이나 산타랠리는 무리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계엄 사태 이후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4영업일 연속 하락했다가, 10일부터 4영업일 동안 다시 오름세를 기록했습니다. 지난주 코스피는 5.6% 올랐습니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적어도 금번 사태가 국가나 금융시스템에 의한 것이 아니며, 권력자의 그릇된 결정을 빠르게 일단락시켰고 한국은행이 긴급회의 소집 등 빠른 대응에 나섰다는 점에서 시장이 우려하는 한국 국가신용등급 하락 등 추가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탄핵 가결로 금융시장에 가장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면서도 연말까지 금융시장 변동성 장세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했습니다. 주식, 채권, 외환 등 트리플 약세가 추세 전환하기에도 한계가 있으며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우선 계엄 수사가 이어지며 여야 대치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헌재의 탄핵 심판까지 갈등이 사그라들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헌재의 대통령 파면 결정 여부에 따라 실제 조기대선이 치러질지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도 여전합니다.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는데, 형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피선거권을 잃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위증교사·대북송금·대장동 개발·위례신도시 개발·백현동 개발·성남FC 후원금·경기도법인카드 유용 등 8개 사건 12개 혐의로 5개의 재판도 진행 중입니다.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재판이 계속 진행돼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오는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불확실성 압력이 높아진 데다 국내 경기 위축에 따른 펀더멘탈 우려, 한은 금리 인하로 인한 외환시장 불안 요인 등이 잠재해 있다는 분석입니다.
외환시장 안정도 당분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 교수는 "원달러환율이 워낙 높아 단기간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미 간 금리 역전이 장기간에 걸쳐서 확대된 데다 최근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해 환율이 더 올랐는데 계엄 사태로 속도가 빨라졌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증시 또한 정국 안정 등이 선반영돼 극적인 변화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탄핵안 가결은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미 선반영된 측면이 있어 연말 산타랠리 같은 큰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연말까지 긍정적으로 봐도 코스피가 2500선 초반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조선·반도체·바이오 등 추천…"탈원전 가능성 낮아"
불확실성이 일단락되면서 투자자들은 유망 업종 찾기에 시선을 돌리고 있습니다. 증권업계에선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고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과, 미국과의 무역분쟁 이슈에서 자유로운 업종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닌 만큼, 배당주 비중을 유지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최근 주가 조정으로 밸류에이션이 완화된 반도체가 중장기적으로 상승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대중국 규제를 강화하는 미국 생물보안법이 통과될 경우 수혜가 예상되는 제약·바이오 업종도 추천했습니다. 그에 따른 기대감에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주요 제약·바이오주들이 먼저 강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정치 리스크 완화 기대감에 일정 수준 반등이 나왔지만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2기 정부의 무역정책 불확실성을 감안해 트럼프의 취임 전까지는 수출, 서비스 업종에 적절히 분산해야 한다"며 내년 실적 증가가 기대되는 조선·전력기기와 IT서비스·엔터테인먼트·인터넷게임·헬스케어 업종을 추천했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주도하던 원전 정책에 대한 전망도 부정적이진 않습니다.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있겠지만 체코 원전 수주와 같은 해외 프로젝트로 중장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김 연구원은 "(탄핵안 통과로)현 정권의 친원전 기조가 약화될 수 있지만, 문재인 정부 수준으로 원전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낙폭과대주와 환율 수혜 업종에 주목하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와 실물지표 개선 가능성이 연말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낙폭과대주와 주요 산업의 반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2차전지,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이 반등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습니다.
(사진=뉴시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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