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친한(친한동훈)계를 자처하던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에서 동반사퇴하면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할 위기에 빠졌습니다.
한동훈 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의원총회장에서 나와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두 최고위원은 지난 14일 '윤석열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친윤(친윤석열)계가 탄핵안 가결의 책임을 물어, 한 대표 공격을 극대화하는 수순이었는데요. 친한계 최고위원 전원이 한 대표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셈입니다.
이를 두고 한 대표 리더십에 균열이 생긴 방증이 해석이 나옵니다. 여기에 친윤계 김재원·김민전·인요한 최고위원까지 사퇴했는데요. 사실상 한 대표 지도부는 붕괴했고,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게 됐습니다.
국민의힘 당헌은 △당대표 사퇴 등 궐위 △선출직 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 중 4인 이상의 사퇴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원찬성으로 비상대책위원회의 설치를 의결한 경우, 비대위를 둔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탄핵안 가결 이후 열린 의원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당대표 권한대행 체제가 출범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한 대표가 사퇴하면, 권 원내대표는 대표직을 겸직하면서 비대위원장을 임명해 친윤계를 중심으로 당을 재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대표는 총회에 참석한 뒤 "당대표직에서 물러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친한계 박상수 대변인도 "대표가 사퇴하지 않아, 당대표 권한대행은 성립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비대위원장은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당대표 또는 당대표 권한대행이 임명합니다. 결국 한 대표가 사퇴하지 않는 이상, 비대위원장 임명권은 그가 갖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한 대표가 임명권을 행사하더라도, 전국위 의결 단계에서 무력화될 수 있다는 해석도 존재합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원총회에서 당 지도부 총사퇴를 결의하면서, 한 대표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한 대표가 '버티기'를 시도할 경우, 탄핵안 가결 후폭풍이 당권을 둘러싼 내홍으로 이어질 조짐입니다.
다만 선출직 최고위원 전원이 사퇴하면서, 한 대표가 대표직을 계속 수행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입니다. 국민의힘은 15일 물밑 논의를 거쳐, 오는 16일 본격적인 비대위 전환 절차에 돌입할 전망입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직후 취재진에게 "당대표께서 숙고의 시간을 갖고, 현명한 결정을 하리라 믿는다"고 했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