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박혜정 인턴기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자국우선주의 경제정책으로 고환율과 저유가 등이 예상되면서 항공업계에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항공사별 이해득실이 상이해 항공업계에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워싱턴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열린 실내 대통령 취임 퍼레이드 행사에 참석해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22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0시 원·달러는 전일 오후 종가(1439.5원)보다 7.8원 내린 1431.7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편관세를 유예하면서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강달러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국 우선주의를 기반으로 한 트럼프의 정책 기조가 달러 가치를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인데요. 당장 상반기에는 달러 강세가 완화될 수 있으나, ‘메가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패키지 법안이 4월 말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어 하반기에는 또다시 달러 상방 압력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항공사 입장에서 달러 강세는 악재입니다. 항공업계는 유류비, 정비비, 리스비, 공항관련비 등을 모두 달러화로 결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시 약 280억원의 외화평가 손실이 발생합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원달러 환율이 10% 오르면 세전순이익이 약 3600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에 재무 안정성이 낮은 항공사들은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호재도 존재하는데요. 유가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화석연료 생산 및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항공사 영업비용 중 연료유류비 비중이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연료유류비 비중은 각각 33%, 32%에 달합니다. 대한항공은 유가가 배럴당 1달러 내리면 3100만 달러 이익이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밖에도 항공사들에게 부담이 되는 지속가능항공유(SAF) 사용 의무화 등 친환경 정책들이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이점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종식에 따른 기대감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활동 당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신속 종식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국내 항공업계는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영공을 피해 운항하고 있습니다. 비행시간이 2~3시간 가량 늘어나 그에 따른 유류비 등을 부담하는 등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전쟁이 종식될 경우 이러한 문제들이 해소돼 중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항공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배덕훈 기자·박혜정 인턴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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