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곽교육감 수사지휘 공상훈 전 2차장검사
"책잡힐 일 하지 않기 위해 굉장히 피곤한 사건"
2011-09-21 16:33:46 2011-09-21 16:45:16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직무대리 검사 이진한)는 21일 지난해 서울시 교육감 선거 당시 진보진영 후보단일화를 위해 박명기 교수에게 후보자 사퇴 대가로 금품과 직위를 제공한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을 후보매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다음은 수사를 지휘한 공상훈 전 2차장검사(현 성남지청장)와 기자들의 일문일답이다.
 
- (검찰발표자료에)곽 교육감은 미리 알고 있었다고 기재되어 있는데, 곽 교육감은 10월 말이 되어서야 알았다고 한다. 검찰 입장에서는 5월에 미리 알았다고 보는건가?
 
▲ 경제적 지원 등 자문기구 위원장 직 제공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기본적인 그런 방향에서 협의가 이뤄졌다는건 이견이 없다. 다만 실무자간 구체적인 합의 내용에 대해서 보고를 못받았다는 것이다.
 
- 곽 교육감은 후보단일화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을 보고 받지 못했다고 진술했는데 그런데도 대가성이 입증됐다고 보는건가? 
 
▲ 계속 요구한 사람한테 돈을 주는데, 그게 대가가 아니면 뭐라고 설명할 수 있는가? 법률적으로는 그렇게 판단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관련자 진술에 의해서 사실인정을 그렇게 했다. 정황으로 판단해보면, 실무자간 합의라는 것이 당사자의 동의나 보고 없이 가능한가? 7억을 준다는데 당사자 동의 없이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인가? 뭘로 설명할 건가? 직을 제공한 건 분명하다.
 
- 곽 교육감이 박 교수에게 직을 제공한 것이 정책연대를 구현하기 위한 방편이었다면.
 
▲ 직을 제공하는 것도 결국 사퇴를 전제로 한 것이다. 논쟁할 거리가 아니다.
 
-앞으로 수많은 선거에서 후보들이 단일화 전제로 상대에게 직을 제공한다면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 구체적인 직위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은 불법으로 보고 있다.
  
- 돈 전달 과정에 관여한 한 사람 기소, 다른 사람 기소하지 않은 이유는?
 
▲ 강 교수는 합의이행과 관련되어 협의하는 과정부터 장기간에 걸쳐서 깊숙이 관여돼 있다. 그렇지만 박모씨(박명기 교수의 동생)의 경우 단순히 돈 전달 하는 거기에만 관여돼 있어서 범죄가담 자체가 다르다. 그리고 형제간이라는 점도 고려했다.
 
- 곽 교육감이 당선 후에도 재차 약속했다는데 그게 구두인가? 서면인가?
 
▲ 수사결과 발표에 나와있듯이 서면이다.
 
- 곽 교육감이 이면합의 과정에 대해 보고 받았고, 알고 있었다는 전제는 어디서?
 
▲ 재판을 앞두고 있어서 밝히기 좀 그렇다. 
 
- 곽 교육감이 박명기 교수의 자살을 우려해 돈을 전달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그 부분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 나머지 출처 확인되지 않은 1억원은?
 
▲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곽 교육감이 지인의 신원에 대해서 확인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그리고 현금거래라서 사실 자금 추적을 하더라도 밝혀지진 않는다. 우리 나름대로 확인해봤는데 설사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확정적이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뭐라 말씀드리기 뭐하다.
 
- 수사는 끝난건가?
 
▲ 필요하면 조금 더 살펴볼 생각도 있다.
 
- 수사의 책임자로서, 이번 사건 자평 해달라.
 
▲ 자평이라기보다 소회를 말하자면, 8월8일에 첩보성 수사자료를 받아서 5000만원 이야기가 있어서 공소시한이 굉장히 희박한줄 알았다. 한달여 수사를 하면서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이라서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도 엄청나게 신경이 많이 쓰였다. 언론보도와 관련해서도 제가 의도적으로 거친 반응을 보인 것도 있었다. 그렇게 피의사실 공표 안하고, 수사 사실을 확인 안해줬는데도 피의사실공표 문제 논란이 일고, 그런 하나하나에 대해서도 책잡힐 일을 하지 않기 위해서 굉장히 피곤한 사건이었다. 조금의 잘못이라도 어떤 잘못이 있으면 거기에 대해 공격을 당할 소지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저로서는 굉장히 피곤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수사결과 발표하고나니까 이제는 좀 한숨이 쉬어지는 것이 조금은 편해졌다.
 
- 성공한 수사라고 자평할 수 있나?
 
▲ 사건 하나하나마다 검사생활 해오면서 사실은 많은 사건 수사를 했지만, 꼭 이 사건이 중요한 사건이라고 기억되지는 않는다. 여러 사건 중에 이 사건도 한 편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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