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지난달 발생한
현대증권(003450) 시스템트레이딩팀의 70여억원의 임의매매 사고에 대한 원인이 회사내 부실한 내부통제 체제에 따른 것이란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민경윤 현대증권지부 노조위원장은 23일 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임의매매 사고는 단순한 주문 '사고'가 아니라 회계부정을 저지른 범죄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증권은 지난 21일 현대증권 국제영업부의 시스템트레이딩팀이 차익거래과정에서 임의매매를 통해 68억원 규모의 고객 위탁자산 손실을 발생시켰다며 해당 팀과 직원을 대기발령하고 직접 운용에 참여한 직원 A씨에 대해서는 형사고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고발을 당한 직원A씨는 차익거래과정에서 발생한 일부 손실을 예탁금이용료 이율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매매잔고를 조작해 손실을 보전해오다 최근 시장상황이 급락하며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회사측에 이를 알렸다.
민 위원장은 "이번 사고는 일부 단순 매매사고로 알려진 것과 달리 지난 2003년 3월24일부터 1년 넘게 선·현물연계 매매를 통한 차익거래 과정에서 일부 손실을 고객예탁금과 수수료를 이용해 보존하며 수익을 조작해 온 회계범죄"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사고발생 원인으로 민 위원장은 "해당 시스템트레이딩팀은 부서성격상 회사내에서도 직속상관인 국제영업부장의 통제를 받지않는 등 내부통제 시스템에서 벗어난 부서"라며 "이같은 통제체제를 방조한 경영진의 책임이 크다"는 설명이다.
그는 "회사측이 이같은 허위조작 사실을 축소하기 위해 일부 직원의 임의매매로 사건을 무마하고 오롯이 A씨에게만 부실에 대한 법적책임을 강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 위원장은 "우선 부실한 내부통제시스템을 방조한 경영진이 법적책임을 지고 손실 부분에 대해서도 연대책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전 현대증권 자양동 지점에서 발생한 68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 발생 당시 대표에서부터 영업관리 전무, 본부장, 준법감시실장, 감사실장 등에 연대책임을 물었던 사례도 있는 만큼 직원 개인에 대한 책임만을 강조하는 것은 안된다"는 설명이다.
노조측은 금감원의 감사이후 경영진의 범죄사실이 인정되면 현재 고발된 직원외에 경영진에 대한 추가고발에 나서는 한편 68억원의 손실금액에 대해 주주대표소송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증권측은 "해당직원이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보고를 누락한 것"이라며 "노조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장부를 의도적으로 조작하거나 은폐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부실한 통제시스템과 경영진 연대책임에 대한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는 "관리체계가 부실하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현재 내부감사가 진행중이어서 결과가 나오는 데로 책임자에 대해서는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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