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펀드판매 '몰아주기' 이 정도일줄은..
계열사 펀드판매 비중 최고 70%..고객보다 이익
금감원 "불완전 판매 소지 높일 수 있다" 우려
2012-03-26 16:07:07 2012-03-26 18:42:04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대기업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형 금융사들의 계열사 펀드 판매 몰아주기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신한, KB, 하나, 우리 등 판매와 운용사를 동시에 거느린 금융지주사들이 계열사의 펀드를 집중적으로 판매해 지주사의 수익을 키워왔다는 지적이다. 
 
◇신한금융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 70% '육박'
 
26일 금융투자협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월말 신한은행이 판매한 펀드 중 계열사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사의 펀드 비중은 69.11%로 은행권 중 가장 높았다. 또 신한금융투자의 계열사 펀드 비중도 30.21%에 달했다. 
 
이들 두 금융사가 계열사 펀드를 판매한 금액은 각각 12조4358억원, 1조4241억원으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전체 펀드설정액 19조4330억원 중 무려 73%를 차지했다.
 
즉, 신한금융그룹의 신한BNP파리바운용의 펀드 10개 중 7개는 같은 계열인 신한은행이 팔아줬다는 얘기다.
 
KB금융지주의 국민은행도 계열사(KB자산운용) 펀드 판매 비중이 53.08%로 절반을 넘었으며, KB투자증권도 12.9%였다.
 
하나금융그룹의 하나은행과 하나대투증권도 계열사인 하나UBS자산운용사 펀드 비중이 각각 43.94%, 30.74%로 높은 수준이었다.
 
우리금융그룹의 우리은행은 계열사(우리자산운용)펀드 판매 비중이 38.92%, 우리투자증권 22.96% 로 다소 낮은 편에 속했다.
 
그러나 우리금융그룹은 이미 펀드 불완전 판매 소송 등으로 시련을 겪어 당초 계열사 펀드 몰아주기는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기업은행은 계열사(IBK자산운용)의 비중이 54.66%였으며, 농협도 계열사인 (NH-CA 자산) 판매 비중이 58.9%로 절반을 넘어섰다.
 
◇계열사 펀드 위주로 추천..고객보다 이익이 먼저 
 
금융사들이 계열사 펀드판매에 열을 올리는 것은 펀드 판매가 곧 그룹이나 지주사의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은행들이 금융지주 체제로 전환한 뒤 지주내에서의 이익만 생각하는 경향이 더욱 강해졌다"며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하다보니 정작 고객들은 자산분배 효과를 얻지 못하고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은행들이 특정 시기에 일부 펀드를 집중적으로 판매하면서 고객 자산의 쏠림이 심화되고 이로 인해 소비자가 손실을 입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펀드업계 관계자도 "성과가 저조해도 금융사들은 자기계열사 펀드를 파는 데에만 혈안이 돼 있다"며 "고객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좁아져 보이지 않는 손해를 보는 셈"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고객들이 펀드 상품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고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금융사가 고객에게 유리한 조건의 상품을 제공하려는 노력없이 특정 펀드만 판매하면 불완전 판매의 소지를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당국은 이에 따라 지난해말 계열사 펀드를 팔 때 비슷한 유형의 다른 운용사 펀드도 반드시 제시하는 지침 등을 마련했으며, 오는 2분기 중 현황을 파악한 뒤 관련법 개정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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