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19대 총선에서 20석 이상을 얻어 국회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꿈꿨던 통합진보당의 도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개표가 종반을 향하고 있는 11일 밤 통합진보당이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의석수는 15개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과 전국적 차원의 야권연대를 성사시키면서 장미빛 꿈을 꿨던 통합진보당은 이번 선거에서 총 51곳에 후보를 냈다.
민주당과 함께 완주키로 한 호남 18곳을 빼면 모두 33곳에 야권단일후보가 나선 셈이다.
하지만 개표 결과 야권의 우세가 뚜렷한 수도권에서 빅4 지역을 포함한 9곳 밖에 후보로 나서지 못한 것이 아쉽게 됐다.
또한 여기서도 노원갑 노회찬 후보와 관악을 이상규 후보 정도만 당선 안정권에 드는데 그치고 나머지 후보들은 경합중이다.
기대했던 울산과 창원에서는 새누리당에 밀려 전멸할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성과가 있다면 호남에서 김선동(전남 순천곡성), 오병윤(광주서을), 강동원(전북 남원순창) 후보가 당선권에 든 것 정도가 위안거리다. 그리고 여타 호남지역 후보들이 만만치않은 득표율을 기록한 것도 후일을 기약할 수 있는 종잣돈이 됐다.
결국 지역구 10석 이상에 비례대표 8~10석을 얻어 교섭단체를 이루려던 계획이 실패한 것이다. 아직 비례대표 개표가 남았지만 10% 득표에 6석 이상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평가다.
원내교섭단체가 되면 정당의 위상 자체가 틀려지는 이점이 있다. 우선 안정적 정당 운영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자금이 마련된다. 국고 보조금이 늘어나 중앙당 재정에 여유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더욱이 각 상임위에 들어갈 수 있는 의원의 숫자도 많아지고 위원장과 간사를 맡을 수도 있다. 의사일정 논의에서의 발언권도 보장돼 국회 운영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원내대표 회동에도 참가할 수 있다.
아울러 20석이 된다는 것은 통합진보당이 출범 당시 천명했던 진보정당의 제3세력화가 정상 궤도에 진입했음을 뜻한다.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새진보통합연대가 통합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으로서는 통합진보당이 획득할 의석은 지역구 최소 6석에서 최대 8석, 비례대표 6석 정도가 현실적이다. 최상의 결과가 나와도 15석 정도에 머물 전망이다.
하지만 이같은 결과가 무의미한 것만은 아니다. 자유선진당이 비례대표를 합쳐 5석 가량으로 몰락하면서 통합진보당은 명실상부 제3당으로 거듭나게 됐다.
공동정책합의문을 발표, 단일대오를 구축한 야권이기에 새누리당이 140여석 이상을 거둘 경우 공동전선을 펴지 않으면 힘의 균형이 무너지게 된다. 교섭단체 구성에는 실패했지만 통합진보당의 목소리가 쉽게 무시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통합진보당 내부에서도 실망감을 추스리고 향후 대선 국정운영에 참여해 진보개혁 입법과제들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이의엽 공동정책위의장은 개표방송 직후 인터뷰에서 "원내교섭단체에 미치치 못한다 하더라도 야권연대를 통해 민주당과 이룬 정책적 합의를 차근차근 입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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