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금융은 필요할 때 자금을 융통해 경제주체들이 원활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금융제도나 정책적 오류·부실, 금융회사의 횡포, 고객의 무지와 실수 등으로 금융소비자들이 금전적·정신적 피해와 손실,부당한 대우를 당할 때가 있습니다. 뉴스토마토는 금융소비자들이 이런 손실과 피해를 입지 않고 소비자로서 정당한 자기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사례를 통해 보는 '금융소비자권리찾기'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부산에 거주하는 이 모씨는 건강이 좋지 않은 남편을 위해 보험에 가입했다.
마침 친구가 보험설계사 일을 시작해 이씨는 보험설계사 친구를 통해 월 4만원을 납입하는 무배당 건강보험상품을 계약했다.
1년7개월간 자동납부를 통해 보험료를 납부하던 이씨는 문득 자세한 보장 내용이 궁금해져 보험증권을 찾았다.
하지만 도저히 보험증권을 찾을 수 없었던 이씨는 홈페이지에서 계약조회를 해봤다. 그런데 보험료 납입기간이 무려 57년이라는 황당한 사실을 발견했다.
이씨는 보험 계약 당시 납입기간이 57년이라는 설명을 듣지 못했다.
이씨는 보험설계사 친구에게 연락해 "납부기간이 이렇게 길었으면 보험에 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자 친구는 "납부기간만 말하지 않았을 뿐 다른 설명은 다 했으며 이 정도 비용으로 이렇게 많은 보장을 해주는 상품은 없다"고 되려 큰소리쳤다.
이씨는 다음날 결국 계약을 해지하고 해지환급금 3만원을 돌려받았다.
이처럼 지인을 통해 혹은 지인 소개로 보험에 가입하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많다. 하지만 지인 말만 믿은 채 계약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보험에 가입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계약서의 자필서명과 보험사 콜센터의 가입확인 녹취전화가 증거로 남기 때문에 소비자가 불완전 판매임을 입증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보험설계사의 1년 이상 정착률이 저조한 것도 불완전 판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에 따르면 보험설계사의 13개월차 정착률은 약40%로, 1년뒤에도 영업활동을 하는 설계사는 10명 중 4명에 불과한 셈이다.
이기욱 금소연 보험국장은 "보험업권의 경우 상품이 복잡하고 내용이 어려워 보통 경력이 3년 이상은 돼야 정확한 설명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지인이라는 이유로 초보 보험설계사들의 말만 믿고 가입했다가는 피해를 입기 쉽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 가입시 청약서의 가입조건을 꼼꼼히 확인한 후 서명을 해야 한다"며 "청약서 사본은 반드시 챙겨 놓고 보험증권이 오면 청약서 내용과 동일하게 계약이 체결됐는지 꼭 확인 해야 나중에 피해를 입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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