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네이트와 싸이월드 운영업체 SK컴즈가 코너에 몰렸다. 핵심사업이었던 검색과 커뮤니티가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최악의 성적표를 내놓은 것이다.
SK컴즈(066270)는 1분기 영업손실 95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적자전환했으며 매출은 11.8% 감소한 527억원이었다고 11일 밝혔다.
◇ “검색사업, 투자의욕 감소로 지속적 하락세”
갑작스레 위기가 찾아온 것 같지만 사실 업계에서는 “SK컴즈의 어닝쇼크는 예고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먼저 검색사업을 살펴보자. 2010년 지능형 서비스인 ‘시맨틱’을 출시, 검색점유율 10%를 달성한 이후 쭉 하락세였다. SK컴즈에는 한때 검색 트렌드를 주도했던 엠파스의 인재들과 기술력이 있었지만 이들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이다.
검색사업은 지속적으로 극심한 침체를 겪는다. 네이버가 콘텐츠 확충으로 ‘사다리 치우기’에 집중하고, 다음이 모바일과 로컬검색으로 우회전략을 짜는 동안 SK컴즈는 딱히 움직임이 없었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당시 SK컴즈는 검색사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SNS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었다며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하지만 검색사업은 시장점유율이 1% 늘어날 때마다 매출 100억원이 생기는 그야말로 ‘포털업계의 황금알 낳는 거위’였다. 현재 네이트의 검색점유율은 3월 기준 2.28%까지 떨어졌다.
◇ ‘페이스북 이펙트’, 싸이월드 강타
검색사업이 경영진의 투자의지 부족으로 몰락했다면 커뮤니티 사업은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도태된 경우다. 이 역시 2010년부터 위기의 조짐이 나타났는데 그 주역은 다름 아닌 페이스북과 트위터였다.
사실 SK컴즈도 충분히 위협을 느끼고 있었다. 당시 SK컴즈의 한 관계자는 “모듈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부터 게임까지 모든 것을 아우르는 페이스북의 강력한 플랫폼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SK컴즈는 스스로 메스를 들이대는 것을 매우 꺼려했다. 사실 싸이월드는 블로그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낙후된 서비스였다. 페이스북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혁신적인 무언가가 절실했고, 자기파괴가 선행돼야 했다.
SK컴즈는 기본적인 틀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트렌드를 쫓아가기 바빴다. 결국 지난 2월 페이스북은 마케팅비용 한 푼 안들이고, 페이지뷰와 순방문자수에서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추월하기 이른다.
◇ SK컴즈, 캄캄한 미래..‘대안있나?’
1분기 부문별 매출을 보면 그야말로 끔찍하다. 디스플레이광고, 검색광고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6%, 9% 감소했으며 유료콘텐츠 역시 18% 줄었다. 모든 사업이 후퇴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NHN(035420)과
다음(035720) 역시 인터넷 이용률 정체로 인한 수익성 감소를 겪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들은 2~3년전부터 신성장동력 마련에 매진했다. 특히 다음의 경우 모바일은 물론 스마트TV, 로컬까지 신규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울러 이들은 그간 많은 현금을 쌓아왔다.
하지만 이제 SK컴즈에게는 그저
SK텔레콤(017670) 손자회사라는 것 외에는 의지할 게 없다. 그나마 요즘 ‘싸이메라’ 등 수준 높은 모바일 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지금은 늦어도 너무 늦었다.
한편 SK컴즈측은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SK플래닛과 시너지가 본격화되는 하반기에 반등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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