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잠룡·민주, 박근혜에 완전국민경선 동시 압박
김문수·이재오·정몽준 이어 민주당도 도입 촉구
2012-06-04 17:25:17 2012-06-04 17:26:08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 바 있는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정몽준 의원 비박계 잠룡 3인방이 경선룰을 놓고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 3일 "새누리당의 정권재창출을 위해 경선준비위원회의 조속한 구성을 촉구한다"고 입을 모았는데, 이를 계기로 비박주자들 사이의 단일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이·정 비박 3인방은 공동으로 낸 성명에서 "새누리당은 총선 이후 특정인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됐다"며 "당 대표도, 원내대표도, 최고위원의 절대 다수도 특정인 측 인사들"이라고 지적, '친박당'으로 재편된 당의 권력 구도를 지적했다.
 
이어 "선거를 앞두고 당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도 특정인을 위한 인선이었다. 심지어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 자리까지도 차지하였다"며 "민주주의의 최소 요건인 '견제와 균형'의 원칙은 실종됐고, 활력 잃은 '일인사당'으로 전락했다는 냉소와 비판 여론이 따갑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민주통합당 전당대회 경선 흥행을 거론하며 "이대로 총선승리의 달콤함에 취하고 허망한 대세론에 안주해 국민에게 전혀 감흥을 주지 못하는 체육관경선을 치른다면 새누리당은 결국 정권재창출에 실패하고 역사의 죄인이 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 3인은 2007년 대선후보 경선의 선례를 이어 받아 '경선관리위원회' 출범에 앞서 경선룰, 시기, 방식, 후보 검증 문제 등을 논의하는 '경선준비위원회'의 구성을 요구한다"며 "경선준비위의 구성은 전례에 따라 명망 있는 중립적 인사를 위원장으로 하고 각 후보 추천 인사, 기타 중립적인 당 외부 인사 총 10명 내외로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정가에서는 이들의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완전국민참여경선의 도입에 긍정적인 민주통합당까지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을 향해 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도 이채롭다.
 
박용진 대변인은 4일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2007년 당원선거에서 이기고 국민여론에서는 뒤집힌 박 의원의 트라우마가 경직된 사고방식을 가져온 것은 알겠으나, 당을 친위대로 만들고 지도부를 근위병으로 채워 넣고 경선을 하겠다고 하는 모습이 독불장군"이라며 "마치 2002년 당시의 이회창 후보의 모습을 빼다 박았다"고 혹평했다.
 
박 대변인은 "남의 당 경선룰 논란에 감 놔라 대추 놔라 할 일은 아니지만 정치개혁을 위해 국민의 활발한 정치참여가 필요하고,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완전국민경선이라는 열린 방식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민주통합당의 창당 정신"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역선택이라는 불합리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양당 공동의 논의가 필요하고 법개정의 필요성도 있는 만큼 박 의원이 하루속히 결단해서 정치개혁의 물꼬를 터나갈 수 있기 바란다"며 "박 의원은 지금 자신의 꽃가마를 지키려고 완전국민경선이라는 정치개혁의 8차선 교통흐름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우여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및 당내 주요 당직이 친박계 일색으로 구성된 상황에서 여권 대선주자들과 제1야당의 이같은 공세는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에게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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