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극심한 내수 침체와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증대로 인해 국내 중견기업의 하반기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6일 국내 중견기업 353개사를 대상으로 한 '중견기업 경영실태 조사' 결과를 내놨다. 상의에 따르면 하반기 경영전망에 대해 응답기업의 75.6%가 '어렵다'고 답했다. 반면 '어렵지 않다'고 답한 기업은 24.4%에 그쳤다.
하반기 부정적 전망의 이유로는 '내수시장 부진'이 45.7%, '해외시장 불안'이 36.7%로 나란히 1, 2위에 꼽혔다. 이어 '시장포화 및 주력업종 정체'(11.2%), '유가 및 원부자재가 상승'(4.5%) 순으로 뒤를 이었다.
중견기업들은 또 경영애로 사항으로 '신성장 동력 확보'(29.7%)와 '자금조달'(24.4%)의 문제점을 첫머리에 꼽았다. '판로 확보'(16.1%)와 '조세 부담'(10.8%), '인력 확보'(7.4%), 'R&D 부족'(5.9%), '노사 문제'(5.4%) 등도 주요 애로사항으로 거론됐다.
무엇보다 주력사업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 업황(경기)에만 기댈 뿐 다변화된 경영전략을 펼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중견기업의 주력사업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평균 85.8%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뿐만 아니라 주력사업의 성장 여력도 충분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사업의 성장 여력을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39.7%가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답했고, '약간 남아있다'고 답한 경우도 47.6%에 달했다. 반면 '충분하다'고 답한 기업은 12.7%에 불과했다.
결국 신성장 동력 발굴 등 보완책이 시급히 마련되지 않을 경우 중견기업이 버틸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얘기다. 이는 역으로 R&D(연구개발), 투자재원 마련, 우수인력 확보 등이 뒷받침돼야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현재 중견기업 재정으로는 마땅한 돌파구가 없다는 지적과 맞닿아 있다.
대한상의는 이에 대해 "중견기업의 주력사업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양날의 칼'과 같다"며 "해당업종의 성장 여력이 충분하고 경쟁력을 갖췄다면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성장세 둔화 및 경기 영향이 크기 때문에 새로운 성장동력 사업의 발굴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중견기업의 경우, 조사대상의 절반을 상회하는 54.1%가 전문경영인 체제였으며 45.9%는 오너경영 체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업 승계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무려 응답기업의 72.8%가 '현재로서는 가업 승계를 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단 27.2%만이 '현재 가업 승계 진행 중에 있거나 이미 완료했다'고 밝혀 2~3세 경영이 활발한 재벌 대기업과 대조적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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