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통합진보당이 결국 혁신파와 구 당권파가 쪼개지면서 다시 한 번 대립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 부결로 양측이 갈라서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강기갑 대표를 비롯한 참여계와 통합연대, 인천연합 등 혁신파는 '진보적 정권교체와 대중적 진보정당을 위한 혁신추진모임'(가칭)을 만들어 정당해산을 포함해 다양한 경로로 신당을 창당키로 했다.
구 당권파와는 더 이상 당을 함께 할 수 없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이들은 사실상 정당해산을 통한 분당이나, 탈당에 이은 신당 창당을 천명한 것이라는 평가다.
혁신파는 이미 당비납부를 중단하고 사태 추이를 지켜보던 당원들의 집단 탈당을 준비하고 있으며, 오는 13일 민주노총의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통진당 지지가 철회되면 대규모 탈당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변수는 탈당을 하면 당적을 잃게 되는 비례대표 박원석·정진후·서기호 의원의 거취인데, 제명을 통해 의원직을 유지하는 방안과 당적만 통진당에 남고 혁신파의 신당과 보조를 맞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강기갑 대표는 9일 오후 3시 창원 민주노총 경남본부에서 경남지역 당원간담회를 개최해 당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능한 정당해산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에 두 의원 제명 부결로 목표를 이룬 구 당권파는 강 대표를 중심으로 화합하자며 구애의 손길도 보냈지만, 혁신파가 신당 창당으로 방향을 잡자 당 사수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다.
구 당권파는 앞서 강기갑 비대위에 맞서 '당원비대위'라는 단체를 만들었던 것처럼 지난 8일 '당 사수를 위한 당원비상회의'(가칭)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당원비상회의는 이석기 의원이 자신의 멘토라고 했던 유선희 최고위원과 이혜선 최고위원 공동대표 체제에 이상규 의원이 대변인에 임명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9일 오전 이정희 전 공동대표가 지난 5월 중앙위 폭력사태 이후 분신한 고 박영재 당원 49재 및 비석 제막식에 모습을 보여, 이 전 공동대표의 당원비상회의 참여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전 공동대표는 이날 인사말에서 "우리 모두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오늘 이 자리에 오면서 하나만 생각했다. 스스로는 힘겨워도 아들, 딸에게는 좋은 것 주고 싶어했던 박영재 동지의 마음. 당신 몸은 고달파도 동료들에게는 편한 자리 마련해주고 싶어했던 그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 전 공동대표는 "그 마음 앞에서 힘들다, 울지 말자 생각했다"며 "우리 힘의 원천은 박영재 당원과 같은 노동자 농민들이고, 박영재 당원이 사랑했던 그를 사랑했던 우리 동지들이다. 이들과 가는 길에 어려움 있더라도 피하지 말자"고 말했다.
구 당권파는 강기갑 대표가 당의 해산을 추진하는 것은 해당행위로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앞으로 혁신파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적극 대응할 것으로 보여 통합진보당 사태의 결말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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