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가게'는 불쌍한 가게?..정부 외면에 활성화 '지지부진'
2012-10-30 17:05:43 2012-10-30 17:07:26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5000원으로도 대표적 서민음식 중 하나인 칼국수를 사먹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비장의 카드를 한 장 꺼내 들었다.
 
바로 '착한가격업소' 또는 '착한가게'로 불리는 물가안정모범업소 확대다.
 
지난해 11월 도입된 착한가게는 물가 상승에도 인건비·원가절감 등의 노력으로 저렴한 가격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소를 정부가 인증해 지정하는 제도다.
 
30일 정부에 따르면 박재완 장관은 지난 3월과 7월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개인서비스 가격 안정을 위해 착한가게의 확대와 정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서비스나 제품 가격을 많이 올리지 않은 착한가게에 대해 공공요금·조세·금융 인센티브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착한가게는 현지 실사와 위원회 심사를 통해 선정한다. 지역평균 가격 미만(60%), 친절도·청결도(20%), 가격표시제(20%) 등으로 배점해 최종 결정한다. 처음 2497개였던 착한가게는 올해 6월 기준으로 7132개로 확대됐다.
 
최병관 행전안전부 지역경제과장은 "올해 착한가게 선정은 마무리 됐다"며 "내년에도 공고와 재심사를 통해 착한가게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착한가게에 대해 업주와 이용자 모두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최근 행안부가 착한가게 이용고객 1405명·업주 7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착한가게 이용 고객 70.8%가 가격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비슷한 비율로 서비스(69.5%)·품질(69.1%)·청결도(64.7%)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아울러 착한가게의 48%가 지정 이후 매출이 증가했고, 이용고객의 56.5%가 착한가격업소 인지 이후 이용횟수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문제는 착한가게에 대한 홍보 부족이다. 가게 주인들의 노력으로 가격을 낮췄음에도 정부의 홍보 부족으로 상당수의 국민이 착한가게를 모르고 있는 형편이다.
 
실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착한가게 이용 활성화를 위한 효과적인 방안으로 응답자의 65.7%가 언론·인터넷·모바일을 통한 홍보를 꼽았다.
 
국민들이 착한가게를 확인하려면 행안부 지방물가정보 공개서비스(www.mulga.go.kr)와 서울시 물가정보(mulga.seoul.go.kr), 각 지자체, 한국소비자원(T-price),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를 찾아봐야 한다.
 
지자체 어플리케이션에서도 일부 착한가게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가게에 있는 착한가게 인증 표찰 등이 있다. 
 
현재로서는 착한가게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홍보는 없다. 지자체별로 예산을 마련해서 이뤄지는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가 개인서비스 요금이 급등하자 이를 단기간에 막을 수 있는 방법으로 착한가게를 고안했으나, 홍보는 뒷전인 셈이다.
 
행안부는 내년에서야 착한가게 홍보를 위해 1억원의 예산을 마련했다.
 
마포구에서 착한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손발이 맞아야 뭐라도 하는데 우리가 원가 절감 등의 노력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음식을 판매하면 정부는 가게가 유지될 수 있도록 홍보를 열심히 해줘야 한다"며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토로했다.
 
 
강남구에서 착한가게를 운영하는 B씨는 "착한가게 인증을 받은 후 쓰레기봉투와 상·하수도 감면 등 일부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내년에 정부가 홍보 예산을 확보한 만큼 착한가게에 대한 홍보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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