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실험)"북한, 군사배치 가능한 수준 과시가 목적"
이재정 전 장관 "제재는 효과없어..결국 회담으로 가야"
2013-02-13 18:08:09 2013-02-13 18:10:25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북한이 지난 12일 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비난과 경고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핵실험을 실시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울러 오는 25일 박근혜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벌어진 북핵으로 위기에 놓인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해결책도 주목된다.
 
◇북한 3차 핵실험 속에 담긴 의도는?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사진)은 13일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해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고 지난 2차 핵실험을 했을 때 이미 3차, 4차가 예정이 된 것"이라면서 "북한이 핵무기화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 연속된 하나의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를 냈다.
 
이 전 장관은 <뉴스토마토>와의 전화통화에서 "인도나 파키스탄 같은 경우도 이런 과정을 거쳐서 핵무기를 가졌다"며 "북한 핵 문제는 결국 북한이 그동안 지속한 계획의 일환이기 때문이지 특별히 때를 잡아서 우리나 미국을 압박하는 전략적인 의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선원 전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은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전화통화에서 "핵 보유 의지를 단단히 하면서 확실히 핵무기를 보유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만들기 위해서"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 것이라고 봤다.
 
박 전 비서관은 "그렇게 함으로써 어떤 경우든지 우리를 무력으로 넘볼 생각은 하지 말라는 식의 경고를 해서 미국이 북한 적대정책으로 체제를 무너뜨리려고 하는 것을 포기시키는 것이 그들의 목표"라며 "핵무기를 군사적 배치가 가능한 수준까지로 개발을 거의 완성했다는 것을 과시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풀이했다.
 
◇북핵 국면 타개하기 위한 해법은?
 
이재정 전 장관은 현재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재는 효과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을 한 다음에 어떤 제재를 가해도 그렇게 효과 있는 방법이 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가 새로 출범하면서 인수위 단계에서 좀 더 유화적인,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예방적인 조치들을 했어야 했다"면서 "적극적인 대화의 의사를 표명한다거나, 적극적인 우리 정부의 새로운 제안이 있었으면 좋았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지금이라도 강력한 응징을 한다거나 제재를 가한다거나 하는 방법으로는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면서 "더군다나 지난해 12월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했을 때 그에 대해서 유엔 안보리 제재를 가하는데 한국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지 않나. 이렇게 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북한이 받을 수 있는 적극적인 대안을 가지고 대화의 길을 열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강경책으로 일관할 경우에 어떤 해결책도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이 전 장관은 "제재를 했어도 이제까지도 해결이 안 됐지 않나. 여러 결의를 했어도 그것이 어떤 효과를 보던가"라고 물은 뒤 "안 된다"며 "경제적 제재조치도 중국이 있어 안 된다. 그런 카드를 계속해서 내놔봤자 별 소용이 없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12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대화를 통해 북핵 능력이 더 커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미국이 제재 운운해봤자 그것은 결과적으로 공허한 얘기밖에 안 되고 결국 회담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박선원 전 비서관은 "해결방법이 이제 매우 어려워졌다"면서 "북한은 핵무기 보유국으로서 동등하게 군축협상을 하자는 입장이기 때문에 거기를 상대로 핵무기를 포기하라느니, 6자회담을 하자는 것은 안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제재 이외에 들고 나올 협상카드가 별로 없다"고 진단했다.
 
박 전 비서관은 "박근혜 정부 입장에서는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입장정리부터 해야 한다"고 주문한 뒤 "박 당선자 측도 차단막을 세게 친 상태이기에 아마 당분간 제재 이외에는 할 것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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