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김 모씨는 얼마 전 백화점에 갔다가 발길을 돌려야만 했습니다.
기프트카드로 물건을 사려고 했으나 5년의 유효기간이 지나 결제를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김씨가 가지고 있는 기프트카드는 5만원권으로 절반 이상인 3만5000원이 남이있는 상태였습니다.
김씨는 "여자친구에게 선물받은 기프트카드라 아껴쓰고 있었다"며 "선물한 사람의 정성도 함께 날아가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습니다.
결국 김씨는 외국에서는 기프트카드의 유효기간이 지나도 환불해준다는 규정을 직접 찾아 카드사에 항의한 결과 남은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었습니다.
기프트카드는 잔액범위내에서 신용카드처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유효기간이 지나면 금액이 모두 소멸돼 사용할수도 환불을 받을 수도 없습니다.
유효기간이 지나 카드사 수입으로 처리된 기프트카드 잔액은 지난 2011년 약 51억원, 지난해 상반기에만 33억원에 이릅니다. 그만큼 유효기간을 놓치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뜻이겠지요.
하지만 일부 카드사들은 기프트카드 환불과 관련해 민원이 제기될 경우 유효기간이 지나도 환불을 해주고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대해 금융감독원은 유효기간은 법적으로 명시된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법상 모든 채권에는 소멸시효가 있기 때문에 카드사들에 일괄적으로 유효기간을 없앨 것을 요구할 수는 없다"면서 "은행 예금도 일정기간이 지나면 휴면예금으로 전환되는데 이 때에도 소비자가 요구할 경우에만 돌려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프트카드의 유효기간은 카드 발급일로부터 5년 이내입니다. 하지만 발급일은 카드사에서 기프트카드를 만든 날짜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실제로 기프트카드를 구매하거나 수령한 날짜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카드사 관계자는 "기프트카드에 적혀있는 유효기간을 잘 확인해야 한다"며 "유효기간은 월 단위로 적혀있는데 해당하는 달의 마지막날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프트카드의 환불은 유효기간 안에서 권면금액의 80% 이상을 사용한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5만원짜리 기프트카드의 경우 남은 금액이 1만원 이하일 경우에만 환불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에는 기프트카드 환불 방법이 점점 다양해지고 쉬워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카드사나 은행의 영업점에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ARS나 홈페이지를 통해 기프트카드 잔액을 환불받을 수 있습니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 은행의 ATM기를 통해서도 환불이 가능합니다.
카드사 홈페이지나 ARS에 기프트카드 번호를 입력할 경우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도 있고 기프트카드 잔액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기프트카드 잔액이 몇천원밖에 되지 않아 환불받기 애매할 경우에는 카드사 홈페이지를 통해 기부할수도 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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