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정의 펀드톡)해외펀드는 환헤지가 정석투자?
2013-05-20 06:54:30 2013-05-20 06:57:36
[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뜨거웠던 작년 여름, 무방비로 다니다 보니 얼굴도 까맣게 타고 더위까지 먹어 정신이 아찔했던 기억이 납니다.
 
올해도 여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벌써부터 뜨거운 햇볕에 노출될 일이 걱정돼, 썬크림도 사고 양산도 하나 마련해두니 마음이 든든하네요.
 
'뜨거운 햇볕' 뿐만 아니라 살아간다는 건 항상 '뭔가 준비하고 대비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제가 쓰는 펀드톡도 마찬가지일테고요. 우리의 소중한 돈을 펀드에 투자할 때 최대한 위험에 덜 노출되면서 수익은 알차게 챙겨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대비하는 일이지요.
 
오늘은 해외펀드의 환율위험에 대비하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해외펀드는 분산 효과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국내펀드의 대안으로 여겨지는 상품으로, 포트폴리오에 하나쯤 넣어두고 계신 분들이 많을 거예요.
 
해외펀드의 매력은 국내펀드보다 보상이 크다는 것이지만 그만큼 위험이 클 수도 있다는 것인데요. 그 중 하나가 환율위험이고, 환헤지 여부 등 환율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펀드투자의 성패가 좌우되기도 합니다.
 
최근 해외펀드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일본펀드의 수익률을 볼까요? 일본펀드는 최근 엔화약세가 지속되고, 일본증시가 급등하면서 수익률이 50%를 넘는 등 해외펀드 중 군계일학이 됐습니다.
 
지난 16일기준으로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전환 펀드 환헤지형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61.2%, 1년과 2년 수익률은 각각 51.77%와 24.77%를 기록했습니다.
 
환노출형의 6개월 수익률은 34.16%, 1년과 2년 수익률은 19.91%와 13%를 기록했는데요. 수익권이긴 하지만 환헤지형과 비교하면 2~3배가까이 수익률 차이가 나네요.
 
같은 펀드에 투자했는데 환헤지에 따라 이렇게 수익률 차이가 난다면 억울할 것 같지 않나요? 일본펀드의 경우 다행히 환헤지형이나 환노출형 모두 수익을 내고 있지만, 환율관리에 따라 같은 펀드라도 수익이 나기도 하고 손실이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 환헤지, 환노출이 뭐길래 이렇게 해외펀드의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걸까요? 환율은 해외펀드의 수익률과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요?
 
해외펀드의 경우 국내 원화를 엔화나 달러, 유로화 등 해당국의 통화로 환전해 투자하는데, 환율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에 차이가 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원·달러 환율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은정이가 1년뒤 10%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미국펀드에 100만원을 가입했습니다. 가입당시 원·달러 환율은 1000원이었는데, 1년 뒤에 환율이 1200원으로 올랐다면 수익은 어떻게 될까요?
 
은정이가 가입할 당시 100만원을 달러로 환전하면 1000달러이고, 이 1000달러를 투자해 원래 기대했던 10% 수익을 내면 1100달러가 됩니다. 여기에 1200원으로 오른 환율을 적용해 원화로 환전해서 돌려받으니 132만원이네요.
 
환율이 20% 오른 덕분에 10% 수익을 낼것으로 기대했던 펀드수익이 32%로 뛴 것입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는데요. 펀드 가입후 1년 뒤 환율이 800원으로 하락한다면, 은정이는 결국 88만원을 돌려받게 될 것이고, 펀드는 12%의 손실을 낸거죠.
 
(자료=미래에셋자산운용 블로그)
 
이렇게 환율은 펀드의 수익률을 높여주기도 하지만, 자칫하면 큰 손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환율을 '환율위험'이나 '환율리스크'로 여길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환율위험에 대비하는 것이 바로 '환헤지'인데요. 펀드투자 시점에 환율을 고정해 환율하락으로 인해 입는 손실, 즉 환차손에 대비하려는 것이죠.
 
펀드는 환헤지를 위해 선물환이라는 금융상품을 이용합니다. 지금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이고 향후 환율이 더 내려갈 가능성에 대비해 1년 뒤 달러당 970원으로 환전할 수 있는 선물환 계약을 체결하는 거죠.
 
은정이가 이렇게 환헤지가 된 펀드에 가입하면 1년 후에는 106만7000원을 받게 되는데, 수익률은 6.7%가 됩니다. 현재 환율인 1000원과 선물환 계약가격인 970원과의 차이인 3%가 환율 변동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사용된 환헤지 비용인데요. 이 환헤지 비용은 우리가 내는 펀드보수에 모두 포함돼 있습니다.
 
펀드 환헤지는 투자자가 직접 하는 것은 아니고 펀드에서 환헤지 여부를 결정하니, 우리 투자자가 할 일은 환헤지 펀드와 환노출 펀드 중 어디에 가입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일입니다.
 
그럼 앞서 일본 펀드도 그랬고, 해외펀드에 투자할 땐 환헤지형에 가입하는 것이 정석일까요?
 
세계 경제가 불안하다 보니 환율이 급등락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굳이 환율 하락 위험에 노출되면서까지 해외펀드에 가입하기가 꺼려진다면 환헤지형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 분산투자가 잘 되어 있지 않다면 환헤지를 통해 위험을 관리할 필요도 있죠.
 
그런데 반대로 환율이 오르면 환율상승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수익, 즉 환차익도 포기해야 하니 환헤지형에 투자하는 것이 항상 좋다고만은 할 수 없습니다.
 
한때 위안화로 투자되는 중국펀드의 경우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중국증시의 하락속에서도 플러스 수익을 내면서 위안화 강세의 혜택을 고스란히 누리기도 했었거든요.
 
해외펀드에 투자하더라도 위험성향을 가지고 있거나 다양한 지역에 투자를 해 위험을 분산시켜 놓았다면 환헤지의 필요성은 줄어듭니다. 또 장기투자자라면 오랜시간을 기다린 후 환율이 오를때 환매하면 이득이 될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원화에서 달러화로, 달러화에서 투자대상 국가의 통화로 환전해 투자하기도 하니 원화 대비 달러화 가치와 달러화 대비 투자대상 국가의 통화가치를 모두 살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정리해보면 환노출형 해외펀드에 투자하려면 투자대상 주식의 가격변동과 우리나라 통화의 가치변동, 투자대상 국가의 가치 변동 등 세가지 변수를 고려해야 합니다.
 
최근 '환율전쟁'이라는 말 뉴스에서 많이 들어보셨죠? 글로벌 경제가 '환율전쟁'이라는 총칼없는 전쟁을 하는동안, 각 나라의 통화가치도 들쭉날쭉 하면서 우리의 재테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환율 움직임에 무방비로 있지 마세요. 해외펀드와 환율의 관계에 대해 알았다면 환헤지형이든 환노출형으로든 우리의 상황과 의지에 맞는 선택이 필요합니다.  
 
요즘은 환율변동을 활용해 환테크를 하려는 투자자들도 많은데요. 펀드에 투자할때 환헤지형과 환노출형만 잘 활용해도 남부럽지 않은 환테크를 할 수 있을 거예요!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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