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카드社, 계좌제휴제 놓고 '동상이몽'..당국도 불구경
2014-01-08 17:37:17 2014-01-08 17:41:12
[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은행과 카드사간 계좌제휴 확대 방안이 업계와 당국의 소극적 태도로 인해 진행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은 '소비자 이용 편의성 제고를 위한 체크카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은행과 카드사간의 계좌제휴 확대를 추진한 바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현대·롯데카드 등 기업계 카드사와 은행의 체크카드 발급을 위한 제휴는 롯데카드와 외환은행(9월), 삼성카드와 기업은행(10월) 등 단 2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과 카드사간 계좌제휴가 이뤄지면 A은행 계좌를 가진 고객이 B카드사의 체크카드 상품을 사용해 주거래은행에서 입출금을 할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과 카드업계의 이해관계 때문에 나타난 소극적인 태도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카드업계 사이에도 은행계와 기업계 카드사간 입장차가 크다.
 
이 관계자는 "금융지주회사 내(內) 카드사가 있는 은행이 카드사의 경쟁력 악화를 우려해 타 카드사와 제휴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체크카드 시장은 은행계 중심으로 돼 있어 삼성카드, 현대카드 등 기업계 카드사는 협조가 미진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사진=뉴스토마토 DB)
 
상대적으로 은행은 체크카드를 발급하면 계좌에 잔고가 쌓이는 장점이 있지만 카드사는 체크카드 보다는 신용카드 발급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또 계좌이용 수수료도 일정 부분 받기 때문에 은행은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미온적인 태도도 계좌제휴제가 난관에 봉착하는데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9월 발표 당시, 계좌제휴 확대는 단기간에 추진이 가능한 사안으로 분류됐다. 현재 당국에서는 계좌제휴제 진행상황에 대해 중간집계 중이지만 '활성화' 됐다고 할 만한 성과가 나오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발표된 이후에 당국에서는 공문을 보내고 참여를 독려하는 등의 유도를 했다"며 "필요성을 느끼거나 다수 고객이 원하는 회사 중심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금융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계좌제휴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는 한풀 꺽인 모양새다. 이 관계자는 "업계에 강제적으로 요구하는 건 무리가 있다"며 "당국이 개입하기 보단 업계 자율적으로 추진되는 것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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