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지난 2000년 이후 월가 투자은행들의 성장 엔진이었던 채권거래 실적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볼커룰 등 새로운 자본규제와 대외변수 등이 채권시장을 압박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1분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뉴스토마토DB)
파이낸셜타임즈(FT)는 1분기 월가 은행들의 채권 등 고정자산 투자운용 실적이 25%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채권부문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씨티그룹과 JP모건은 이미 공개적으로 채권무분 수익이 1분기에 두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은행들도 채권 운용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 가량 줄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건스탠리와 크레딧스위스의 추산에 따르면 상위 10개 월가 은행들은 1분기 채권·외환·상품거래 부문에서 총 248억달러의 수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2009년 대비 40% 이상 급감한 수치다.
개별 은행별로는 골드만삭스가 지난 2005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각각 베어스턴스와 메릴린치를 합병한 시기인 2008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도이치뱅크나 크레딧스위스 등 유럽 은행들은 실적이 더 나쁠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에서는 볼커룰 등 새롭게 도입된 규제가 은행의 위험자산 투자를 제한하고 유동성을 악화시키며 채권 수익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경제지표의 혼조세와 기준금리 인상을 둘러싼 불확실성, 우크라이나 정정불안 등도 채권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
기관투자자들과 은행 모두 채권거래를 꺼리는 상황이다. 크레딧스위스에 따르면 올들어 지금까지 미 국채 거래량은 전년동기대비 8% 감소했다. 미 정부보증 모기지담보부증권(MBS) 거래량은 41%, 회사채 거래량은 12% 감소했다.
FT는 채권시장 부진의 영향으로 월가의 투자은행 5곳중 2곳은 채권부문 인력을 감소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한 월가 은행 관계자는 "상위 5곳에 들지 못하는 투자은행들은 채권부문 사업을 계속 할 수 있을지 재고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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