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최근 산업현장에서 연이어 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세월호 침몰 사고와 지하철 사고 등 대형 사고까지 겹치면서 안전불감증과 재난대응시스템 등 안전시스템을 정비하고 안전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산업계에서는 경기 침체에 따른 업황 부진으로 실적이 감소하면서 근로자의 안전교육과 연결되는 교육훈련비를 삭감하는 추세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교육훈련비로 83억1700만원을 지출했다. 전년 2012년 122억1800만원에 비하면 31.9% 가량 감소한 수치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을 포함한 현대중공업 연결 기준으로 보면 2012년 161억3200만원에서 지난해 123억4800만원으로 23.4% 감소했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계열사에서는 지난달과 이달 두 달 동안에만 6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7명의 근로자가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측은 “교육훈련비 부문은 사무직과 임원의 교육훈련비로 대부분 해외연수 비용”이라며 “생산직 대상의 안전교육비 등은 제조 원가에 협력업체 대상 비용은 외주 비용에 각각 반영해 실제 지출하는 안전교육비는 더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이은 안전사고로 비난 여론에 시달렸던 현대제철도 2012년 23억3725만원에서 지난해 19억8266만원으로 15.2% 가량 교육훈련비를 줄였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는 지난 2012년 9월 이후 지금까지 9건의 안전사고로 모두 13명이 목숨을 잃은 바 있다.
지난해 12월 안전사고로 2명의 사망자를 낸 포스코는 연결기준 지난해 120억5600만원의 교육훈련비를 지출했다. 2012년 177억7200만원에 비해 32.1% 감소한 수준이다.
또 지난달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에서 사망자를 낸 롯데건설도 2012년 46억2500만원에서 지난해 35억7900만원 교육훈련비를 22.6%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을 비롯해 국내 여객선사들도 쥐꼬리만한 교육훈련비를 지출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청해진해운의 경우 지난해 선원들 연수비 명목으로 54만1000원을 지출했다. 전년도 138만5600원에서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이다. 광고비로 지난해 지출한 2억2990만원에 비해서도 턱 없이 적은 수준이다.
재계 관계자는 “조선, 철강, 건설 등 중후장대형 업종의 경우 사소한 실수가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철저한 안전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굳게 문을 닫은 인천시 중구 청해진해운 사무실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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