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총수그룹 '재산 빼돌리기' 임직원 고발지침 마련
2014-08-20 12:00:00 2014-08-20 12:22:40
[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총수일가의 부당거래를 개인적으로 검찰 고발해 제재할 심사기준을 마련했다.
 
20일 공정위는 총수일가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을 막기 위해 사익편취행위에 대한 고발기준을 신설, 공정거래법 고발지침을 개정해 오는 22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원칙적으로 법 위반점수가 2.5점 이상이면 법인을 고발할 방침이다. 법 위반점수는 ▲행위의 의도가 업계 관행에 견줘 얼마나 부당한지 ▲위반액이 얼마인지를 기준으로 상중하에 따라 1~3점이 매겨진다. 두 개 기준의 점수비중은 절반씩이다.
 
공정위는 일반적으로 법 위반점수가 2.2점을 넘는 행위를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보고 가장 높은 과징금 부과율(80%)을 적용하고 있다.
 
개인고발은 ▲실직적 책임소재 ▲조사방해의 정도가 기준이다. 구체적으로는 지시, 결재 또는 사후승인한 정황이 드러났거나 공정위 조사에 폭언·폭행 등으로 대응, 고의적으로 현장진입을 저지·지연하는 경우다. 다만, 개인고발은 법인고발 선제됐을 때만 가능토록 제한했다.
 
공정위가 개인고발 기준을 마련한 데는 부당행위에 실질적 책임이 있는 임직원 또는 특수관계인(주주)을 고발해 사익편취를 보다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해서다.
 
지난 2011년부터 올해 7월까지 과징금 부과 이상의 조치를 받은 117개 담합 건중 임직원이 고발된 경우는 13건(11.1%)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배영수 공정위 심판총괄담당관은 "이번 조치로 총수일가나 총수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에 부당이익을 제공한 대규모기업집단 소속회사뿐 아니라 총수일가도 고발이 가능해졌다"며 "이번 기준 신설로 적극적인 고발권 행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번 고발지침 신설에 앞서 총수일가 등 특수관계인에 부당이득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지난해 8월13일 공정거래법에 신설, 지난 5월에는 이에 대한 세부 과징금 부과기준을 마련했다.
 
하지만 신설 과징금 고시가 사익편취 부당이득중 최대 80%만 과징할 수 있도록 한다는 안이어서 총수일가에는 결국 '남는 장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이번에 신설한 고발기준은 그에 대한 보완안인 셈이다.
 
배 담당관은 "담합 등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법 위반행위를 보다 강력하게 억제하기 위해서는 개인을 형벌하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며 "구체·계량화한 고발지침은 고발결정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고발권 행사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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