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야구장을 진해에 지어주자
2014-09-08 13:44:32 2014-09-08 13:49:16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결국 먼 길을 돌고 돌아 백여 년 야구 역사의 마산 지역에 창원시의 새로운 야구장이 생기게 됐다.
 
물론 시가 시의회로부터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승인받아야만 하고 일부 조례의 신설·변경 등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그간 야구계가 줄곧 희망하던 '마산 새 구장'을 향하는 여정은 마치 고속도로를 장시간동안 지난 이후로 마침내 도착지 나들목 입구에 도착한 시점과 비슷한 정도의 상태다. 
 
안상수 현 시장이 이끄는 창원시는 이번 결정을 위해 여러모로 최선을 다했다. 객관성이 담보된 자료로 시민들을 적극 설득하고자 유수의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을 통해 '창원시 프로야구 홈구장 입지 변경에 대한 시민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도 만들었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동안 신축 야구장 기확정지였던 진해구 옛 육군대학 터 주변의 이해당사자를 위해 야구장보다 더욱 많은 액수의 막대한 인프라 투자도 하기로 했다.
 
창원시가 제시한 옛 육군대학 터 야구장 대체시설 항목을 살피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산학 인프라의 투자가 이뤄지게 된다. 재료연구소 제2캠퍼스, 소재부품 혁신센터, 금형 시제품 제작소, 차량부품 혁신센터, 전기추진시스템 연구개발 특화센터 등이 야구장의 대체시설로 들어오게 된다. 이들 인프라의 초기 투입예산은 모두 4280억원(창원시 추산액)대에 다다를 정도다. 
 
문성대 제2캠퍼스를 포함시 5000억원에 육박하는 금액이 옛 육군대학 터 일대에 투자된다. 야구장 예상 공사 금액이 1000억~1200억원에 달하고 향후 경제 효과도 전술한 산학(山學)연구단지와 비교해 적다는 점을 감안시, 옛 육군대학 터 주변 주민들과 상인들은 훨씬 엄청난 이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막상 진해구 지역 정치인들과 여론주도층 등은 기쁘지 않은 모습이다. 
 
진해구가 자신의 지역구인 김성찬 국회의원, 유원석 창원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지역 정치인 다수는 시의 결정에 강한 비난을 퍼붓고 있다. 진해 지역 시민단체인 '진해발전추진위원회'도 안 시장을 '마산시장'으로 칭하고 꽤 높은 수위의 단어를 써가며 결정에 대해 반발했다. '진해구의 진해시 분리'도 또 거론됐다. 
 
창원은 물론 경남도 출신이 아닌 기자는 지역 정치인과 지역의 발전을 꾀한다는 다수 자생시민단체의 모습을 이해하기 어렵다. 야구장 건설보다 곱절이 넘는 어마어마한 경제 효과가 예상되는 시설을 마다하고 야구장을 극구 원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수많은 비판과 비난을 전달받지만, 그들은 야구계가 옛 육군대학 터 결정지를 반발할 때부터 초지일관 야구장을 원했다. 
 
지금까지의 모습을 살피면 야구장을 원하는 진해구 여론주도층 다수의 '진정성'만큼은 정말로 확실한 상황으로 보인다. 놀라울 정도의 애정(愛情)이다.
 
그렇지만 야구계가 신축 야구장의 진해구 서부 입지에 대해 극렬히 반대하고 있고, 창원시도 이미 마산종합운동장으로 신축 야구장 입지의 이전을 굳혔다. 안타깝지만 NC다이노스 프로야구단 홈 구장으로의 야구장이 진해구에 들어서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황에서 기자는 창원시와 진해구 주민들에게 제안한다. 재활군·리틀·사회인 야구장의 진해 서부권 건설은 어떨까.
 
이들 야구장은 적은 비용으로 신축 공사가 가능하고 공사비가 시에 부담되는 고비용도 아니다. 또한 지난 3일 정부가 발표한 '경제활성화를 위한 핵심분야 규제개혁 방안'을 살피면 앞으로는 개발제한구역에 실외체육시설을 만들기가 전보다 수월해진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가 적잖은 진해 지역으로서는 기쁜 소식임에 틀림없다.
 
어짜피 NC 홈 구장의 유치가 어렵다면 재활군·리틀·사회인 야구장의 건설로 많은 면의 야구장을 확보하는 것이 낫다.
 
진해는 옛 마산시·창원시 지역과의 연결로가 각각 터널·고개 한 개일 정도로 험준한 산지가 북쪽에 있고, 남쪽에는 바다가 자리한다. 따라서 날씨가 온화해 다른 지역보다 오랜기간 야구장을 운영하기 좋다. 내부의 수요는 물론 외부 수요 유치도 가능한 것이다.
 
현재 진해의 야구장으론 국방부 소유 시설물인 진해공설운동장의 야구장이 전부다. 하지만 그나마도 시설 상태가 매우 노후하고 상당수 시간을 NC의 D팀(3군·재활군)이 쓰고 있기에, 시민들의 사용 시간은 적다. 천혜의 지역 조건과 야구를 향한 열망에 비해 지금의 야구장 입지 상황은 너무나 아쉽다.
 
야구에 대한 열망에 대해 원하는 그대로 실현시켜주긴 어렵다. 하지만 최대한 유사한 대체시설물을 들이는 것은 생각해볼만 하다. 어짜피 현재 창원시 내에는 재활군·리틀·사회인 야구장 시설이 적은 상태다. 이김에 진해 서부권에 야구장을 짓는 문제에 대해 창원시가 전향적인 자세 변화를 보여주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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