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칫날 '된서리' 이케아..소비자 "개의치 않는다"
바가지 논란에도 평일 오전부터 '북새통'
소비자연맹 발표에 이케아 "억울"
2015-03-20 15:20:12 2015-03-20 15:20:12
◇이케아 광명점 전경(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갑작스런 바가지 논란에도 20일 이케아 광명점은 오전부터 방문객들로 붐볐다. 소비자들이 실제로 찾는 제품과 국내에서만 비싸다고 지적된 제품이 괴리를 보이면서 관련 여파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케아는 앞서 19일 광명점 오픈 100일을 맞아 소비자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45%가 이케아 제품의 가장 큰 장점으로 '합리적인 가격'을 꼽았다. 또 응답자 중 88%가 제품 가격이 적절하거나 저렴하게 책정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쉬운 점이 '높은 인기로 인한 상품 매진'과 '과도한 인파'를 들 정도로 인기는 여전했다.
 
이 같은 폭발적 호응에 이케아는 지난 18일 기준 누적 방문객 220만명 돌파라는 놀라운 실적을 달성했다. 멤버십 프로그램인 이케아 패밀리 가입자 수도 30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같은 날 한국소비자연맹에서 이 같은 잔치 분위기에 제대로 찬물을 끼얹는 자료가 발표됐다.
 
◇20일 오전, 이케아 광명점을 들어서고 있는 방문객들.(사진=뉴스토마토)
 
소비자연맹은 총 28개국의 이케아 제품 49종의 가격을 비교 분석한 결과, 무려 44종의 국내 판매가격이 비싸게 책정됐다고 밝혔다. 매매기준 환율을 적용한 국내 판매가는 OECD 21개국 중 2위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케아는 다소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국가별 주력 제품이 다른데, 이번 조사 표본은 유럽시장 주력제품 위주로 취집된 만큼 합당한 비교기준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케아에 따르면 이번 조사 대상 49개 제품 중 국내 주력 제품은 3, 4개에 불과하다.
 
이케아 관계자는 "국가별 주력 제품별로 가격 전략을 수립하기 때문에 국내 저가 제품들과의 비교가 아닌 국가별 매장 가격 비교는 합당한 비교라고 보기 다소 부당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자료 발표 전 해당 내용을 받고 이러한 부분을 설명하고 국내 주력 제품군의 리스트를 보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케아 광명점의 경우 제품군 별로 총 65개의 '룸셋'을 갖추고 있다. 이중 국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수납 솔루션 등의 제품을 소비자들의 눈에 가장 잘 띄는 1번부터 5번까지 룸셋에 집중 배치한다.
 
◇국내 주력제품을 집중배치한 2번 룸셋(거실)에 북적이는 관람객들(사진=뉴스토마토)
 
실제로 20일 매장을 둘러본 결과, 이번 조사에 해당하는 49개 품목 중 1~5번 룸셋에 전시된 제품은 없었다. 국내 주력제품이 아니라는 의미다.  전날 해당 제품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매장을 방문한 취재진이 한켠에 전시된 1, 2종의 제품을 겨우 촬영해 가는 데 그친 것도 이 같은 현실과의 괴리에 있다는 지적.
 
총 9200여종의 취급 제품 중 1% 미만인 49종의 비교 표본 수 역시 바가지 논란의 설득력을 떨어뜨린다. 또 지역별 매장에 따라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할인 제품의 종류도 달라 인터넷이나 카달로그에 명시된 정가를 기준으로 한 단순 비교가 정확치만은 않다는 반론도 있다.  
 
◇20일 기준 이케아 광명점 자체 할인 제품 목록(자료=이케아 코리아)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 역시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이날 이케아 광명점을 찾은 여은영(서울 광진구, 35세)씨는 "어제 관련된 보도를 봐서 살짝 언짢기는 했는데, 막상 매장에 방문해보니 해당 물품들은 찾아볼 수 없었고 구매하려는 제품군과도 다소 거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문객인 최상훈(경기 부천, 29세)씨 역시 "다른 나라 이케아 제품과의 가격비교 보다는 비슷한 수준의 타 브랜드 제품과의 가격 비교에 더 신경을 쓰는 편"이라고 답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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