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복지’를 둘러싼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책기조가 이종걸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존의 정책이 당 정강정책에 뿌리를 둬 명시적 노선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지만, 향후 새정치연합의 입법 및 대여협상 전략은 소폭 변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2일 당 워크숍에서 “무상보육을 맞춤형 보육으로 재편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전업주부와 직장여선 간 차등지원 ▲고소득층 지원중단 ▲취업 여부 및 가구소득 등의 조건에 따른 맞춤형 등 새누리당의 ‘선별적 복지’와 유사한 방향이다.
이 원내대표는 “획일적인 보편적 복지보다는 보편적 복지의 기조 하에 효율적이고 필요한 복지체제 강화를 위한 경쟁 차원의 정책대결의 지점”이라며 “보편적 복지는 보편적 인간으로서 복지를 말하는 것이지 무조건 누구나 똑같이 취급하는 획일적 복지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여기에 민병두 민주정책연구원장은 3일 토론회 사전 브리핑에서 전략적으로 당의 정책기조를 ‘복지 재분배’에서 ‘고용과 임금’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필요한 부분을 정부가 금전적으로 지원해주는 것보다는 스스로 충당할 수 있도록 임금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민 원장은 문재인 대표의 ‘소득주도성장’과 안철수 의원의 ‘공정성장’, ‘일자리복지’를 ‘포용적 성장’의 3대 축으로 삼아 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기조는 이 원내대표와 민 원장의 개인 의견에 가까운 만큼, 당장 당 정책에 반영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실제 이 원내대표의 발제 후 전병헌 최고위원을 등 일부 의원들은 “복지 논쟁에서 오히려 과거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특히 ‘보편적 복지’는 새정치연합의 정강정책에 명시된 상징적 선언이다. 이 때문에 당 정책의 뿌리나 다름없는 기조를 바꾸려면 당내 의원들은 물론 당원들의 공감대가 필요하다.
이를 반영한 듯 이 원내대표도 “무상급식은 예산 소요가 비교적 작고, 어린 학생들이 대상이어서 낙인효과 우려가 크고, 또한 우리나라 복지담론 확산의 기폭제가 된 측면 등을 고려해 전면 의무급식으로 시행해도 무방하다”며 일부 정책에 대해서는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조정회의가 열린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회의실에서 이종걸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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