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똑같은 방식으로 영업을 했는데, 한 사람만 물건을 팔고 다른 한 사람은 실패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바로 목소리 때문이다. 고객은 영업사원이 물건을 팔 때 목소리만 듣고도 그가 주눅이 들었는지, 자신감에 차있는지 단번에 안다. 상대의 목소리가 자신에 차있다면 물건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가고, 그 반대면 떨어지기 마련이다. “당신에게 권장할 만한 물건이 있다”는 첫 말 한마디에 영업의 성패가 정해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를린에서 열린 '마이 스퀘어 레이디' 오페라 공연에서 배우
들이 열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와 관련해 미국 경제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호흡이 달라져야 성공적인 스피치를 할 수 있다며 오페라 가수들의 발성법을 소개한다. 오페라 가수들은 객석 구석구석까지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깊은 호흡법을 사용한다. 이들은 다른 직종에 비해 전달력이 뛰어나다. 노래할 때뿐 아니라 말할 때도 음성이 풍부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곤 한다. 즉 이들의 발성법을 배우면 마음을 움직이는 스피치를 할 수도 있다는 뜻. 특히 대중강연 기회가 많은 기업 최고경영자(CEO)라면 이런 오페라 발성법을 배워 전달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오페라 가수들은 깊은 호흡법을 연마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자세라고 조언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발성이 가능하다는 것. 좋은 자세는 다리부터 시작된다. 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서되 양 발에 동일한 무게를 실어야 한다. 어깨는 쭉 펴서 항상 귀 뒤에 올 수 있도록 한다. 양팔은 하늘을 향해 쭉 뻗은 상태에서 숨을 깊게 들이쉰다. 그 다음에는 서서히 팔을 내리면서 숨을 천천히 내쉰다. 이게 말을 할 때의 기본자세다. 이 자세는 사람을 당당하게 보이게 하고 목소리 공명에도 큰 도움이 된다. 에이미 커디 하버드대학 교수는 테드에서 ‘신체 언어가 자신의 모습을 결정한다’란 주제로 강연할 때 이 자세를 취했다.
발성에 최적화된 자세를 취했다면 이제 호흡을 배울 차례다. 우선 한 손은 가슴 위에, 다른 한 손은 배꼽 위에 둔다. 그리고 숨을 쉬어보라. 이때 가슴에 있던 손이 움직인다면 호흡법이 잘못된 것이다. 좋은 호흡은 배로 한다. 배가 힘이 들어가야 전달력을 높일 수 있다. 복부 호흡을 연습할 때는 벽을 등지고 서서 살짝 다리를 구부린 채 하면 도움이 된다. 숨을 내쉬는 데도 요령이 있다. 천천히 숫자를 세면서 내쉬는 것. 이때 그 숫자에 호흡을 실어줘야 하고 이 방식이 익숙해지면, 문장으로 바꿔서 단어 하나하나에 호흡을 실어준다. 연습은 머리가 어지러워 질 때까지 계속한다. 가슴으로 숨쉬던 사람이 배로 호흡하면 몸이 이상하게 반응할 수 있으나, 이는 없던 습관이 길러지는 과정일 뿐 건강이 악화되는 것은 아니다.
함께 연습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혼자서 발성 연습을 하면 내 목소리가 얼마나 변했는지 알아채기 어렵고 재미도 없다. 기업 발성 강연에서 둘씩 짝을 지어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같이 할 사람이 없다면 스마트폰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발성 연습한 것을 다 녹음해두고 나중에 들어보면 달라진 자기 목소리에 깜짝 놀랄 것이다. 오페라 가수 알리종 샤피라는 "매일 아침 2분씩만 연습해도 말에 힘이 실릴 것이며 사람들은 당신의 말을 경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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