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들 '국정원 해킹 의혹' 전·현직 국정원장 4명 고발
2015-07-30 15:26:53 2015-07-30 15:26:53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등 41개 시민단체들이 30일 오후 1시30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 삼거리에서 '국정원의 해킹사찰에 대한 국민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 뉴스토마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등 41개 시민단체들이 최근 '국정원 해킹 사찰 의혹' 사건과 관련해 수천명의 고발인을 모집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포함한 전현직 4명의 국정원장 및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시민단체들은 30일 오후 1시30분경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 삼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국정원의 해킹사찰과 관련된 증거를 하루빨리 확보하라"고 촉구한 후, 오후 2시경 통신비밀호보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고발인은 이들 단체를 포함해 지난 27일~29일까지 3일 동안 온라인상에서 공개 모집해 참여 의사를 밝힌 시민 2786명이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국정원은 이탈리아 해킹 팀으로부터 구매한 리모트컨트롤서비스(RCS)를 '연구용' 혹은 '해외에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만 사용한 게 아니라 국내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현직 국정원장들은 RCS의 추가 구매, 연구, 이용에 대한 최종 책임자와 지시자로서의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또 "원 전 원장은 국정원이 최초로 RCS를 구매했을 당시 재직하고 있었던 만큼 그에 대한 구매 결정 및 지시를 햇을 것으로 보이기에 RCS의 도입과 사용 과정의 불법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때문에 다른 국정원장들도 마찬가지"라며 원세훈·남재준·이병기·이병호 등 4명의 국정원장들에 대한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고발인들의 소송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이공의 박주민 변호사는 "고발 대상인은 전현직 국정원장 4명 외에 각 원장 시절의 2차장이나 3차장들과 이들 산하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국장 및 팀장들 그리고 국정원이 RCS를 구매하고 준비하고 있는 것을 중개했던 나나테크 대표 허모씨도 포함했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이어 "이들은 이런 과정을 법적 절차를 밟지 않고 RCS를 구매한 이후에 내국인 대상으로 사용했을 것이고 이를 위해 해킹 프로그램을 유포하고 감염시킨 후 핸드폰이나 컴퓨터로부터 저장돼 있는 정보를 습득하거나 실시간으로 대화를 감청했을 것으로 보여지기에 이들에게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이 통신의 비밀이라든지 사생활의 비밀 같은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국정원법 위반(직권남용) 혐의도 추가했다"면서 "직권남용이 범죄혐의에 들어가면 검찰이 불기소했을 때 우리가 재정신청을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아울러 "증거가 계속 인멸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시민단체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은 이를 고발해 검찰로 하여금 수사를 하게하고 필요한 증거를 확보하는 일"이라며 "검찰은 2000명이 넘는 국민의 이 같은 마음을 헤아려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송주명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상임의장도 "이 고발을 통해 사실관계가 정확하게 밝혀져야 하고 이를 통해서 국정원이 근본적으로 국민을 위한 기관으로 개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의 사회를 맡은 장여경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이번 1차 고발 이후 국회에서 밝혀지는 새로운 진실을 반영해서 2차 고발장 모집을 이달 12일까지하고 접수는 그 다음 날인 13일에 할 것"이라면서 "이후에도 국정원의 해킹·사찰 의혹과 관련해 추가적인 사실이 드러난다면 3~4차 추가 고발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새정치민주연합이 '국정원 해킹 사찰 의혹' 관련자들을 고발한 사건을 공안2부(부장 김신)에 배정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특성상 첨단범죄수사부에서 진행하는 것도 고려했지만, 국정원의 협조와 함께 국가 안보에 대한 민감한 사안이라는 판단에 따라 공안2부로 배당했다. 또 첨단범죄수사부가 기술적인 부분을 지원하기로 했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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