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어희재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 3년간 주요 원유수입국 가운데 시장 점유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지위가 흔들리면서 전문가들은 사우디의 점유율 전략 변화 가능성에 주목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국경에 위치한 사막의
연료 펌프 모습. 사진/로이터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에너지 컨설팅업체(FGE)가 주요 원유수입 15개국의 자료를 조사한 결과 지난 2013~2015년간 중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미국 등 9개국에서 사우디의 점유율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의 점유율은 2013년 19.4%에서 지난해 15.4%까지 하락했으며 이 기간 러시아의 점유율이 상승했다. 남아공에서는 나이지리아와 앙골라의 선전으로 사우디 점유율은 53%에서 22%까지 급격히 떨어졌다.
특히 셰일 오일 붐이 일어난 미국에서는 원유 수입 필요성이 줄면서 점유율이 17%에서 14%로 내렸고 한국과 대만과 일부 서유럽 국가에서도 점유율이 줄었다.
에드 모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사우디가 치열한 원유 시장에서 원유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경쟁국들은 더욱 공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원유시장의 공급과잉이 지속되는 가운데 사우디는 점유율을 지킨다는 목표 아래 산유량을 늘려왔으나 지난달 러시아와 논의 끝에 지난 1월 중순 수준으로 산유량을 동결시킬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FT는 이에 대해 사우디의 시장 점유율 전략의 변화가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들이 한 발 물러서는 것처럼 보이나 장기적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사우디는 최근 스웨덴 ‘Preem’과 폴란드 ‘PKN Orlen’ 등 전통적으로 러시아 원유를 수입했던 유럽 기업들을 공략하며 점유율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정제 시설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달 초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는 미국 텍사스 정유시설의 소유권을 확보할 계획을 발표했다.
짐 크레인 라이스대학 교수는 “각국의 정유시설을 확보해 캡티브마켓(자체 수요로 형성되는 전속 내부 시장)을 형성하려는 것이 사우디의 장기적 전략”라고 분석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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