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2%로 나타났다. 전달에 이어 두달 연속 2%대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석유값이 폭등, 물가상승률이 5.1%까지 오른데 따른 기저효과(바닥효과)가 작용했음에도 2%대면 사실상 물가는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인 것이다.
최근 환율이 계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급기야 1200원대를 깨고, 1100원대에 접어들었지만 이같은 환율효과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 뛰는 정부, 나는 물가..물가관리 유명무실
특히 식료품을 중심으로 최근 개별 품목 가격을 살펴보면 추석 수요가 고스란히 반영돼 물가는 급등했다.
식료품 가격이 뛰면서 추석 장바구니로 느끼는 체감물가는 더 고통스럽다.
한국물가협회 자료에 따르면 9월 다섯째주를 기준으로 소비자물가는 추석 대목을 맞아 제수용품, 선물용품 등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대부분 품목이 오름세를 보였다.
대표적 제수용품인 배와 사과는 지난 주에 비해 각각 32.7%, 107.5% 급등, 개당 1990원과 16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쇠고기는 한우 수요가 증가하면서 500그램(g)당 5만7000원에 거래됐고 돼지고기 삼겹살은 11400원으로 15.2% 뛰었다.
대파도 추석을 맞아 1킬로그램(kg)당 1880~2400원에 판매돼 29.7%나 상승했다.
호박은 산지 공급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추석 대목 수요증가로 전 지역에서 크게 올라 123.1% 급등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21개 추석용품 가격에 대해 집중 관리하라고 지시하는 등 정부가 추진한 '추석맞이 물가관리 대책'은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경기도 안양시에 거주하는 주부 유모(52)씨는 "물가가 안정됐다는 뉴스를 듣고 장을 봤는데 뉴스가 잘못됐더라"면서 "추석에 필요한 제수용품 등은 다 올랐고 너무 비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석 이후 물가 변동세도 심상치 않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이 전달에 비해 0.7% 상승하는 등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재정부는 올해 4분기 소비자 물가는 2%대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지난해 기저효과와 원자재가격 상승 가능성 등으로 3분기보다는 소폭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추석을 맞아 농축수산물 수급 안정책 등 여러가지 대책을 내놓고 물가관리에 애썼다"며 "하지만 과거와 달리 정부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끌어내리기가 어려워 물가를 잡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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