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정부가 세월호 선수(뱃머리) 들기 공정 도중 생긴 세월호 선체 손상부위에 보강재를 설치해 중단했던 작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보강재 제작에 최대 5일이 소요되고 유속이 감소되는 다음 소조기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인양 일정 지연은 불가피하게 됐다. 정부는 당초 7월 말 인양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발표했지만 8월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해양수산부는 16일 세월호 선수 들기 중단원인 분석과 대책마련 등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상하이샐비지 컨소시엄(이하 SSC)와 TMC(영국 인양 컨설팅 업체), 학계 및 관련업계 등 전문가 1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에서 장 옌 SSC 부사장은 "당초 기상예보와 달리 13일 새벽부터 강한 너울이 10시간 이상 지속됨에 따라 정상적인 작업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14일 오후부터 기상악화가 예보됨에 따라 선수 들기를 불가피하게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선수 들기 당시 강한 너울에 따른 크레인의 상하운동으로 총 5개 와이어 중 3개의 와이어가 선체를 파고 들어간 것으로 추정했으나, 선체를 육안으로 확인한 결과 2개의 와이어가 선체를 파고 들어갔으며, 선체 갑판부에 두 군데 약 6.5m, 7.1m 길이로 손상이 생긴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세월호 선수 들기 작업으로 손상된 선체 부위. 자료/해수부
SSC는 TMC와 함께 선수 들기 작업 중단 후 선미 측에 설치 예정인 리프팅 빔 2개(하중 1000톤)를 설치해 하중을 보강하기로 결정하고, 선수에 리프팅 빔 2개 설치를 14일 새벽 4시쯤 완료했다.
그러나, 이후 현장에서 수차례 기술회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기존 방식대로 와이어로 선수를 들어 올리되, 추가 선체 손상을 막기 위해 손상된 선체부분에 특수 보강재(길이 5m, 폭 1.5m, 두께 71.7mm)를 설치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에 대해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리프팅 빔 활용방안은 선수를 들 때 빔과 연결된 와이어가 여객실 데크를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와이어로 다시 선수를 드는 방법이 위험성이 적다는 분석을 내 놓았다.
상하이샐비지는 오늘부터 특수 보강재 제작에 들어가며, 제작에는 3~5일 정도 소요될 예정이다. 향후 일정 단축을 위해 유속이 감소되는 중조기 이후인 오는 24일 작업을 재개해 다음 소조기인 28일 전에 선수 들기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SSC는 7월 말 24시간 작업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기상악화에 따른 작업선단 피항, 고무 폰툰 고박장치 보완 작업 등으로 3차례 연기한바 있아. 이어 이번 갑작스러운 너울로 1차례 추가 연기하면서 당초 7월 말 인양을 목표로 한 공정은 8월 이후로 순연이 불가피하게 됐다. 정확한 지연 일수는 다음 주 선수 들기 및 후속 작업인 선미부 리프팅빔 작업에 따라 확정될 예정이다.
아울러 여름철 태풍으로 인한 기상상황 악화도 세월호 인양작업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최대 한 달 이상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현태 세월호인양추진단 부단장은 "보통 7~8월 태풍이 내습하는데 올해는 8월에 한 번 정도 태풍이 올 것으로 전망된다"며 "예보가 가능한 태풍보다는 기상예보를 통해 예측이 어렵고 원거리에서 내습을 하는 너울성 파고가 선수 들기 작업에 더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능하면 8월까지 선수 들기 작업을 마무리하려고 한다"며 "선수 들기 외에 인양을 위한 다른 방법은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극히 험한 해역에서 이뤄지는 작업인 만큼 예측 이외의 돌발 상황에도 충분히 대비해 주시길 바란다"면서 "향후 일정이 더 지연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지연된 일정을 최대한 만회할 수 있도록 인원과 장비를 확대·보강해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현태 세월호인양추진단 부단장이 1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기자실에서 지난 14일 오후부터 중단된 세월호 선수들기 중단원인과 선체 손상부, 대책, 인양 공정 등을 세월호 모형배를 이용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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