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을 계기로 청와대 청원 등을 통해 제기되고 있는 소년법 폐지 주장에 대해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박상기 장관은 6일 기자간담회에서 "충격적인 사건"이라면서도 "너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보다는 조금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년법 폐지 청원이 있다고 해서 폐지할 수 없다"며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낮춰야 한다거나 15년~20년형 등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어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년범도, 성인범도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지만, 그것만이 가장 효과적인 형사정책은 아니다"라며 "그런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형사정책적 대응과 동시에 다른 수단도 찾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일 부산 사상구에서 여중생 2명이 A양을 1시간30분간 폭행해 A양이 머리와 입안이 찢어지는 등 크게 다쳤다. A양은 6월29일에도 여중생 5명에게 폭행을 당했다. 이에 '청소년의 사고 발달은 이전과 달리 더욱 상향됐고, 이전의 사고 발달 정도를 고려해 제정된 소년법은 폐지되거나 재고돼야 한다'는 내용으로 3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시된 청원에 대해 6일 오후 3시 기준 20만명이 넘게 동의했다.
박 장관은 법무부 탈검찰화와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권한을 약화 또는 강화하는 것이 아닌 본래로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탈검찰화는 검찰 기능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검찰이 본래 기능으로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검찰도 있고, 법원, 변호사, 학계 전문가도 들어올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서 본래 법무 영역에 더 충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서도 "검사가 범죄를 일일이 직접 수사할 필요 없다"며 "중요하지 않은 일에 힘을 쏟아 심사숙고하지 못하니 조정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예전에 검찰이 잘못했으니까 수사권을 뺏어 경찰에게 준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각자 건강성을 회복하면서 할 일을 충실히 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가야 하고, 남의 권한을 뺏어와 자기의 권한을 키우겠다는 생각으로는 절대 타협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27회 국제 법유전학회(ISFG) 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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