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물놀이를 즐기기 좋은 여름철을 앞두고 중이염에 자주 걸리는 아이를 둔 부모들은 걱정이 커진다. 중이염 걸린 아이는 귀에 물이 들어가면 안 좋다고 하는데 수영장에 가도 괜찮을지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휴가철 이비인후과 의사들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아이가 중이염이 있는데 수영을 해도 괜찮을까"이다. 하지만 중이염은 고막 안쪽 공간의 염증이기 때문에 귀를 통해 바깥에서 물이 들어가는 것과는 무관하다. 간혹 수영을 하다 물을 입으로 잘못 들이켜 귀로 물이 넘어가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일상적인 물놀이, 수영 활동은 중이염 증상을 악화시키지 않는다.
다만, 중이염과 감기가 같이 온 경우는 수영을 삼가는 것이 좋고 중이염으로 튜브삽입술을 한 경우에는 고막의 내부, 외부가 관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수영을 삼가고 담당 주치의와 상의 후 물놀이 여부를 결정해야한다.
중이염 환자 또는 가족들의 또 하나의 걱정거리인 항공성 중이염은 주로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갈 때, 비행기 이착륙 중의 기압변화로 인해 귓속에 삼출물이 생기는 증상이다. 어른들은 고도가 바뀌면서 귀가 먹먹해지면 침을 삼키거나 물을 마시면서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데, 아이들의 경우에는 그 과정을 스스로 잘 해내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비행기를 타면 귀가 먹먹해지고 통증을 느껴 아이가 울기도 하는 데 감기에 걸렸을 때는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착륙 시 노리개 젖꼭지나, 막대사탕 등을 물고 빨도록 해서 기압변화에 따른 환기를 도와야 한다.
중이염은 고막의 안쪽 빈 공간에 염증물질이나 콧물과 같은 삼출물 등이 생겨 귀의 통증, 불편한 느낌, 발열 등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급성중이염의 경우에는 고막 안쪽으로 농이 차면서 고막이 부풀어 올라 있는 경우가 많아 귀가 아프거나, 고막에서 삼출물이 일부 귀 바깥으로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주로 열과 통증이 동반되는 중이염은 급성중이염이라 할 수 있다.
가장 흔한 삼출성 중이염은 맑거나 탁한 액체가 고이는 경우로 대개는 자각증상이 별로 없는 경우가 많아 병원에 가기 전까지는 중이염이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음역대에 따라 소리가 다소 작게 들리는 경향은 있지만 중이염이 낫고 나면 후유증이 남지 않는다. 보통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면서 삼출성 중이염으로 진행되며, 이후에도 재발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아이들은 감기에 자주 걸리고 심하게 아파도 중이염을 거의 앓지 않는가 하면, 어떤 아이들은 콧물만 조금 나도 중이염으로 바로 이어진다. 유독 중이염에 자주 걸리는 아이들이 있다. 귀와 코를 연결하는 '이관'이 그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이관의 모양이 아이마다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중이염의 반복적인 재발은 아이 신체의 구조적인 특징과도 연관돼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해결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성장하다 보면 중이염이 오는 빈도가 줄어들고 완전하게 좋아질 수 있다. 중이염은 올바른 치료법을 통해 재발하지 않도록 신경 써 줘야 한다. 감기에 자주 걸려 중이염이 반복되는 경우 감기를 덜 앓고 지나갈 수 있도록 아이의 면역력을 잘 관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휴가지에서도 아이가 감기 증상을 보인다면 심하게 증상이 나타나 중이염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곧바로 대처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감기상비약을 반드시 준비하고 차량이나 실내에서 에어컨바람이 아이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 목에 가벼운 소재의 손수건을 둘러 목 뒤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도 방법이다.(도움말=함소아한의원)
서울 성북구 숭례초등학교 운동장에 마련된 수영장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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