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방치된 송현동 부지 활용 나선다
산하 싱크탱크에 상시제안 과제 계획서 보내…2020년 기본계획 용역 발주 구상
2019-09-09 15:20:11 2019-09-09 15:20:11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가 10여년간 사실상 방치됐던 경복궁 옆 송현동 부지를 활용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4일 산하 싱크탱크인 서울연구원에 '역사도심 장기미이용부지 활용방향 모색'이라는 과제명으로 상시제안 과제 계획서를 보냈다. 종로구 송현동 49-1 일대의 3만6642㎡나 되는 대규모 면적이 오랫동안 유휴부지로 남아 서울시 차원에서 바람직한 활용 방향을 검토하려는 취지다.
 
한양도성 관리방향, 도심부 공간구조 등을 감안한 대상지 활용방향 모색 및 주변 지역 연계방향 등을 검토한다. 구체적인 연구 내용은 △대상지의 역사성 및 상징성 등을 고려한 다양한 활용방향 검토 △바람직한 활용용도 및 가이드라인, 실현화를 위한 기본전략 △역사도심 발전을 고려한 주변 지역 연계 방향, 토지 확보, 예산 확보, 도입 시설 유치 방안 검토 등이다.
 
추정 연구비는 3000만원이며, 연구 기간 시작은 이번달로 빠른 편이다. 만기일은 오는 2020년 2월까지다. 서울연구원이 제안을 받아들여 과제를 수행하면, 서울시는 이를 기반으로 오는 2020년 부지활용 기본계획의 용역 발주 여부를 결정한다.
 
조선 말기까지 왕족과 고위 관리의 집터였던 송현동 부지는 일제강점기에는 조선식산은행의 소유로 사택이 들어선 바 있다. 독립 이후에는 미군 장교 및 미국 대사관 직원 숙소로 빌려주다가, 소유권이 지난 2002년 국방부에서 삼성생명으로 넘어가고 2008년 6월 다시 대한항공으로 팔렸다. 대한항공이 지불한 매입가는 2900억원이었지만, 학교 근처라는 이유로 관광호텔 건립에 실패하자 지난 2월 연내 매각을 목표로 다시 시장에 내놓은 상태다.
 
추정 시가가 5000억원이나 돼 매입 주체가 나타나지 않아, 공공영역이 사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는 가운데, 서울시가 부지 활용에 점점 적극적인 태도로 변모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6월 서울시의회 시정질의에서는 정부가 사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지난 7월4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는 "정부가 70%를 부담하면, 서울시도 30%를 부담하는 방안을 고민해보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당시에도 서울시는 구체적인 계획도 없고 담당하는 부서가 없다고 손사래를 쳤지만, 2개월 만에 역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제안은 부지활용 기본계획 이전의 구상 단계"라며 "구상에서 방향이 정리되면 기본계획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계획에서도 역사성이 강조된만큼, 역사 보전을 모토로 한 활용이 이뤄질 지 주목된다. 박 시장은 민속박물관 이전이나 서울대 규장각 이전을 아이디어로 제시한 바 있으며, 종로구는 시민이 쉴 수 있는 공원 내지 숲을 조성하자고 제안하는 중이다.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송현동 49-1 일대 유휴부지 모습.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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