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도 좌회전도 '척척'…자율버스 "잘 달립니다"
운전자 부분 개입 '레벨3', 별도 통제없이 20~40㎞/h 안전 운행
2019-10-30 18:00:00 2019-10-30 18:00:0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세종소방서 정류장에서 승객 1명이 탑승예약을 해 정차할 예정입니다."
 
승객이 스마트폰으로 자율주행버스 탑승을 예약하자 버스는 이내 승객이 있는 곳에 정차했다. 지난 29일 세종시에서는 국내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를 가늠해볼 수 있는 새로운 실험이 진행됐다.
 
이날은 지난달 정식으로 일반도로 운행 면허를 획득한 자율주행버스(15인승)의 시승행사가 열렸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이 공동개발한 해당 버스는 별도의 도로통제 없이도 일반 차들과 뒤섞여 운행을 이어갔다.
 
 
지난 29일 승객이 자율주행버스 탑승을 하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승차예약을 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행사에서는 △정류장 정밀정차 △회전교차로 통과 △통신을 통한 신호정보 수신 △스마트폰을 활용한 버스 승·하차 기술이 연이어 진행됐다.
 
강경표 한국교통연구원 박사는 "기존의 상용차량을 기반으로 대중교통 적용이 가능한 중소형 자율주행버스 2대를 개발했다"며 "자율주행버스가 공도에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강 박사의 설명이 끝나자 차량은 곧바로 주행에 들어갔다. 차량은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출발해 시속 40㎞ 속도로 이동했다. 운전자의 양손은 핸들이 아닌 허공을 향해 있었다.
 
곧이어 회전교차로가 보이자 음성안내와 함께 운전자의 개입이 들어갔다. 이날 주행에 나선 차량은 일부 특별한 상황에 따라 운전자 제어가 필요한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차량이었다. 평시엔 자율주행을 하지만 회전교차로 같은 특별한 상황에서는 수동전환이 이뤄진다.
 
강 박사는 "회전교차로에서는 일반 운전자들이 우선 통행 순서를 대부분 모른다"며 "차량 혼재 시 상충 문제 등 특별한 경우에는 운전자 제어권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회전교차로를 벗어나자 차량은 곧바로 자동운행으로 전환됐다.
 
이후 차량은 외부에 설치된 레이더와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Cooperative Intelligent Transport Systems)'을 통해 전달받은 신호에 따라 좌회전을 했다. C-ITS란 차량이 주행하면서 도로 인프라 및 다른 차량과 상호 통신하며 다양한 교통정보와 서비스를 교환·공유할 수 있는 융합시스템을 말한다.
 
국토부는 오는 2030년까지 전국 주요 지역에서 4단계에 걸쳐 C-ITS 구축사업을 진행할 계획인데, 첫 사업으로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대전∼세종시 도로 87.8km 구간에서 C-ITS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이어 차량은 사고다발지역을 통과 후 4.0㎞의 도로주행을 끝마쳤다.
 
지난 29일 세종시내 일반도로에서 차세대 자율주행버스(15인승)의 시험 주행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총 37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자율주행버스는 오는 2021년까지 진화를 거듭할 예정이다. 현재 중소형 2대에 불과한 버스 대수도 2020년에 대형 3대, 2021년에는 중소형 3대가 잇따라 출시된다. 내년에는 세종시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노선 5km 구간에서 대형버스에 대한 실증이 이뤄지고, 2021년에는 중소형버스 5대(지선망·청사주변도로 17.4km) 및 대형버스 3대(간선망·BRT노선 전체구간 22.1km) 연계 실증이 병행된다.
 
강 박사는 "미래에는 자율주행 실증 단지를 돌면서 기존 지상버스와 마을버스를 대체할 수준까지 기술력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자율주행버스가 상용화되면 운전자 비용이나 버스 운영의 탄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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