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최근 발생한 크고 작은 항공사고로 인해 정부와 국내 항공사들이 긴급 안전점검에 들어갔다. 특히 국토교통부는 9개 항공사 경영진들을 만나 미국의 보잉 'B737-NG(Next Generation)' 계열 항공기 균열 문제를 집중 점검했다.
지난 3월6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서 비행기 한 대가 파란 하늘을 향해 이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토부는 30일 오전 10시30분 국내 9개 항공사 경영진과 운항·정비본부장들을 불러 긴급 안전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달 국적 항공사들이 보유한 보잉 737NG 계열 항공기 일부에서 균열이 발견됨과 동시에 제주항공의 회항착륙, 대한항공 장기지연, 티웨이항공 이륙중단 등 잇따른 항공사고가 발생하자 이같은 상황 점검에 나선 것이다.
권용복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최근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어렵게 쌓아온 안전에 대한 신뢰가 하루아침에 흔들리고 있다"며 "국민안전에는 양보가 없다는 원칙에 따라 항공안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자 안전개선사항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국토부는 다음달 1일부터 9개 항공사에 항공안전감독관을 투입한다. 안전점검을 단계적으로 실시해 미흡사항에 대해서는 즉시 개선 조치할 계획이다.
1단계로 최근 문제가 된 △조종사 비상대응훈련 △반복고장 발생 기종·부품에 대한 정비방식 △악기상 등 비상시 운항통제 절차 등 3개 분야를 점검한다. 2단계로 12월까지 △항공사 위험요인 경감조치 등 안전관리시스템(SMS) 이행실태 △승무원 휴식시간 및 항공신체검사 운영실태 △비상시 기장과 객실승무원간 상황전달체계를 점검한다.
작년 10월16일 제주항공 7C107편이 제주국제공항에 착륙한 뒤 고속탈출유도로로 이동하던 중 타이어에 펑크가 났다. 항공기를 견인하는 토잉카가 정비를 위해 해당 항공기를 이동시키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이날 제주항공은 지난 25일 회항 과정에서 나타난 미흡사항을 철저히 진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다음달까지 △운항 중 비상 상황별 기장 대처요령 정비 △기장 지식 및 기량훈련 강화 △비행 중 기장과 종합통제실간 상황전달체계 강화 등 개선된 자체 안전운항체계를 마련하겠다는 내용의 보완책을 내놨다.
국토부는 현재 운행 중지된 B737-NG 기종 9대(비행횟수 3만회 이상)에 대해서는 다음달 제작사 기술진이 방한해 항공기를 수리하면 정부 항공안전 감독관이 감항성 개선지시 이행의 완결성을 최종 확인해 운항 재개토록 조치할 계획이다.
또 나머지 108대 중 22대(비행횟수 2만2600회 이상)는 다음달까지 수리를 마치고, 86대는 비행횟수 2만2600회 도달 이전에 점검을 시행한다.
지난 2017년 9월29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서 정비사들이 항공기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항공기 고장시 예비부품 부족으로 인한 장기지연 발생을 줄이기 위한 예비부품 공동활용 방안도 제고한다. 현재 제주항공·이스타·티웨이항공이 시행 중인 부품 공동활용 사례를 타 항공사와 공유하고 활성화 및 제도지원 방안을 검토한다.
권 실장은 "최근 발생한 안전장애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관련 규정에 따라 행정처분 등 엄정 조치할 것"이라며 "항공사에서도 자체적으로 철저히 조사하고 필요한 재발방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최근 균열이 발견된 보잉 737NG 계열 항공기를 보유한 항공사는 대한항공 5대와 진에어 3대, 제주항공 1대다. 이달 초 미국 연방항공청은 B737NG 계열 항공기 동체 구조부에서 균열이 발생한 것을 확인하고 긴급점검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지난 29일 인도네시아 저비용 항공사 라이온에어도 자사가 운용 중인 B737NG 항공기 90대를 점검한 결과 2대에서 균열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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