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산하 기관을 이전하면서 대상 부지에 있는 청년단체·업체들과 미리 소통하지 않아 물의를 빚은 서울시가 다시 불통 논란을 자초했다.
10일 서울시·서울시립대에 따르면, 서순학 서울시립대 총장은 지난달 은평구에 있는 서울혁신파크를 방문해 부지 활용에 대해서 논의했다. 서울시는 서울시립대 시설을 유치할지 여부 등을 검토 중이다.
서울시립대가 서울혁신파크 부지에 눈독 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울혁신파크 자리에는 원래 구 국립보건원(현 질병관리본부)가 있었는데, 충북 오송으로 이전하고 난 뒤인 2012년 제2캠퍼스 설립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바 있다.
문제는 서울시립대가 시설을 이전하는 부지가 이미 서울혁신파크 청년청 부지에 입주해있는 청년단체·업체들과 겹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해당 부지는 지난 8월28일 서울연구원이 이전해오기로 발표되기도 한 터라, 두 기관이 오면 청년 입주자들의 공간은 더더욱 줄어들거나 퇴거해야 할 공산이 있다.
서울연구원 이전 발표를 사전 통보나 논의가 아닌 언론보도로 접해야 했던 입주자들은 이번 서울시립대 건에 있어서도 '패싱' 당했다. 청년청 담당 부서 역시 이번에도 서울혁신파크 부서로부터 사전 통보를 받지 못했다. 심지어 서울시의 서울시립대 담당 부서는 2개월 정도 전에 통보받은 바 있다. 서울혁신파크 담당 부서 담당자는 "아직 서울시립대가 올지말지 여부도 결정이 안됐는데, 청년청이나 입주자에게 어떻게 알리나"고 말했다.
게다가 청년청 담당 부서 역시 입주자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정보를 전달받고 알려줄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부서 관계자는 "서울시립대는 저희 소관이 아니다"라며 "(때가 되면) 서울혁신파크 담당 부서가 아마 빠른 대처를 해서 저희와 협의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년 입주자들도 서울시의 소통 시스템을 신뢰하고 있지 않았다. 서울연구원 이전 건으로 논란이 인 이래, 청년청 담당 부서가 입주자들과 반상회를 열었지만 결정 권한이 있는 서울혁신파크 담당 부서 등이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년청은 "결정이 번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만 반복했다는 후문이다. 참다 못한 청년들끼리 모여 자체 논의를 2번 가진 상황이고 오는 19일에도 모일 예정이다.
A입주자는 "우리 의견을 무조건 들어달라는 게 아니라 논의 대상으로 참여시켜달라는 것"이라며 "중요한 절차에서 입주자 대표를 제외하고 논의하는게 불편한 지점"이라고 말했다. B입주자도 "의견 교류 자체가 워낙 안되는 상황에서, 의견 교류 안된다고 계속 화를 내거나 의견 개진하고 있는데 정보를 처음 들은 게 당황스럽다"며 "또(다시) 확정지은다음에 이야기하면 그것도 의미가 없는 거 같다"고 평했다.
지난 8일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청년청 모습.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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