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수도권-비수도권 간의 격차뿐 아니라 광역도 내 기초지자체 간의 재정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 격차를 좁힐 수 있는 수단 없이 소득세·법인세 중심의 단순 재정분권이 이뤄질 경우 지자체 간 격차는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방 자체세입 비중이 낮고 의존재원은 증가하는 만큼, ‘지역상생발전기금 확대’, ‘기초형 지역상생발전기금’ 등을 통한 지자체 간의 재정 형평화 실현이 요구되고 있다.
14일 국토연구원이 공개한 '기초자치단체 간 수평재정조정제도 도입' 보고서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 당시(2003년) 1.317였던 우리나라 기초지자체 지방세입에 대한 변이계수는 이명박 정부(2008년·1.350)와 박근혜 정부(2013년·1.352)를 거치며 점차 커졌다. 변이계수란 집단의 표준편차를 평균값으로 나눠 표기한 수치로 결과값이 클수록 격차가 크다는 의미다.
남기찬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소득세 및 법인세 중심의 단순 재정분권이 추진되는 경우 지자체 간 재정 격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위원은 "약 12조원의 재정이양을 가정하는 경우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재정배분은 2016년 기준 55:45 수준에서 재정분권 이후 57:43으로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현재 지방재정조정제도의 한계성도 지적했다. 중앙정부가 지자체에게, 광역정부가 기초자치단체에게, 혹은 동급 자치단체 간 재원을 공여하거나 재원 불균형을 조정하는 제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남 위원은 "지방재정조정제도는 지방재정을 실효적으로 확충하는 데 효과가 있다"며 "자치분권과 괴리된 중앙집권식 재정조정 방식과 지역 간의 재정 형평화 효과 미흡의 문제가 상존한다"고 말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수평적 지방재정조정제도로는 기초형 지역상생발전기금과 기초형 권역 발전기금의 도입·운영을 제안했다. 재정분권을 통해 중앙정부로부터 재원을 이양하는 경우 기존 재정 여건이 우수한 지역에 더 많은 재원이 집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수평적 지방재정조정제는 지자체 간의 재정 형평화로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수평재정조정제도를 적용할 경우 소득세를 공유재원으로 전국에 배분한다고 가정했을 때 지역의 재정력 지수는 단순 재정 이양 추진 후 0.370에서 0.474로 개선 수치를 보였다. 지역 간 편차도 0.741에서 0.657로 개선세가 뚜렷했다.
시나리오별 재정력지수 및 변이계수 분석결과. 표/국토연구원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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