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 내 초등학생 100명 중 3명 꼴로 지난해 2학기 이후 학교폭력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4월5~30일 '작년 2학기 시작부터 조사 참여시까지 학교폭력 관련 경험 및 인식'을 온라인 설문해 6일 발표했다. 대상자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3까지 학생 55만8603명이다.
조사 결과 올해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은 1.2%로 지난해 1.1%보다 소폭 상승했다. 세부적으로는 전년도에 비해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중·고등학생은 각각 0.1% 감소했고, 초등학생은 1.0%P 증가한 3.1%로 집계됐다. 초등학교의 경우 전국의 0.7%P보다 증가폭이 더 컸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예방 교육 등의 영향으로 초등학생이 폭력에 민감해 통계가 증가세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며 "등교 확대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 유형별로 학생 1000명당 피해응답 건수는 △언어폭력 8.6건 △집단따돌림 3.2건 △신체폭력 2.6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언어폭력과 신체폭력은 각각 2.9건, 1.3건 증가했으며 집단따돌림은 1.8건 감소했다.
아울러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학교 밖, 학교 일과 시간 이후의 학교폭력이 늘었다. ‘학교 밖’(46.4%)에 비해 ‘학교 안’(49.0%)이 높았으나, ‘학교 밖’의 비율이 전년 35.7%보다 10.7%P 증가했다.
또 피해 사실을 주위에 알리거나 신고한 응답은 6.1%P 늘어난 89.8%로 집계됐다. 피해 사실을 알린 대상은 △보호자(42.6%) △학교 선생님(22.4%) △친구나 선배(16.4%) △학교 상담실 선생님(2.9%)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10.2%였다.
하지만 학교폭력 목격 학생의 응답률은 2.7%로 전년 대비 0.1%P 감소했다. 전국의 증가폭인 0.02%P와 대조되는 결과이다. 폭력을 본 경우 알리기까지 했다는 목격자는 늘었고 피해를 당했다는 학생도 증가했는데, 전체 학생 중 목격자 비중은 줄어든 것이다.
이에 대해 청소년 폭력 예방·치료 활동을 하는 민간단체인 푸른나무재단의 김석민 상담본부 연구원은 "학교폭력 심각성이 점점 언론 등에 부각됨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며 "목격자 본인이 목격을 가해와 동일시하거나, 가해자와 연루된다고 여기면서 설문 답변을 망설이는 것"으로 추정했다.
서울 학교급별 폭력 피해 응답률. 자료/서울시교육청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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