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이 예진실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향후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계획 근거를 마련하고 정책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지금까지 쌓인 효능 데이터 분석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온다. 당국은 전체 데이터 공개 여부를 검토해 추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는 3597만5412명으로 접종률 70%를 넘겼다. 만 18세 이상 성인으로 범위를 좁히면 약 85%가 접종을 마쳤다.
국내 허가를 받아 접종에 사용된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얀센 등 총 네 종류다. 접종 대상자들은 연령대별 이상반응 발생 사례와 백신 도입 시기 등에 따라 나뉘었다.
임상시험을 제외한 유효성·안전성 데이터가 부족했던 접종 초기에는 주로 해외 연구 결과들이 정책 결정의 근거가 됐다.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 백신 교차 접종 결정이나 모더나 백신 부스터샷 용량을 절반으로 줄인 것도 해외 연구 결과가 토대였다.
해외 연구 결과에만 의존하지 않고 백신 접종 계획을 수립하려면 국내에서 축적된 데이터 활용이 필수적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PCR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백신 종류 및 접종 시기·횟수별, 연령대별 효과를 알 수 있다면서 질병관리청이 접종 빅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PCR 검사에서 양성, 음성 판정을 받은 이들 중 6월 얀센 백신을 접종한 사람만 추리는 식이다. 이 같은 백신 시판 후 실제 접종 사례와 감염 여부를 따지는 효과 분석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권고하는 프로토콜이다.
김우주 교수는 "백신 접종자가 3700만명이 넘고 질병청이 빅데이터를 갖고 있는데 백신 효과 자료가 왜 나오지 않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백신이 상용화된 뒤에는 실제 접종 자료로 효과를 평가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라고 말했다.
이어 "백신 접종 효과나 안전성은 인종이나 체형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효과 분석 데이터만 공개되면 앞으로도 누구에게 추가 접종을 할지 접종 간격을 어떻게 할지 판단할 수 있다"라며 "백신 접종의 신뢰를 얻으려면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여러 데이터가 모였더라도 분석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여러 변수가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다른 나라들과 달리 교차접종이나 접종 간격 조정이 있었단 탓이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면역대리지표(ICP)가 확립되지 않은 데다 접종 간격이 길었고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 백신 교차접종, mRNA 백신 접종 간격 조정과 같은 여러 변수가 있어 백신 효과를 따지기 쉽지 않은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우리의 계획은 우리나라의 감염 역학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라며 "외국과 우리나라의 역학이 다르므로 외국 사례를 그대로 가지고 오면 안 된다"라고 밝혔다.
당국은 백신 효과 분석 데이터 공개와 관련해 추후 검토한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정통령 질병청 총괄조정팀장은 29일 브리핑에서 "백신 종류별, 연령대별 돌파감염 비율은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있으며 예방접종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데이터도 업데이트하고 있다"라며 "전체 데이터 공개 여부는 추후 검토해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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