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최고조에 이르렀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휴대전화 단말기 유통 시장을 들여다보겠다고 한 데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통신 시장 과점 해소 등을 담은 정책 방안을 올해 상반기 안에 내놓겠다고 못 박았기 때문입니다.
20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광화문 HJ비즈니스센터에서 통신시장 경쟁촉진 정책방안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열었는데요. TF는 학계 등 외부전문가와 유관 연구기관, 정부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서울의 한 휴대폰 대리점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 차관은 "통신업계가 경쟁이나 혁신을 추진하기보다 이용자의 요구가 잘 실현되지 않는 구조 하에 안주한 게 아닌지 한 번 더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이동통신사의)요금 구조나 종류를 보면 사전 담합이 아닐지라도 결과적으로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담합이 형성되는 분위기는 없었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그는 "지속되는 통신업체의 서비스 안정성 문제라든지 큰 장애, 재난들이 이 과정 상태에 안주하는 가운데 경각심이 쇠퇴한 결과는 아닌지 살펴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박 차관은 "현재와 같은 과점체계를 개선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구해 나갈 것이지만 3사 과점체계 하에서도 이용자의 부담이 경감되고 선택권이 확대되는 다양한 정책과제를 검토하고 제도개선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과기정통부가 통신시장 경쟁촉진 정책방안 TF를 만들고 이동통신 3사의 과점 체계 손질에 속도를 내는 건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따르 영향이 큰데요.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통신·금융 분야는 공공재 성격이 강하고 과점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정부의 특허 사업"이라면서 "모든 수단을 열어두고 통신 시장 과점 해소와 경쟁 촉진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로 인해 이동통신 3사를 향한 정부의 압박은 연일 더 거세지고 있는데요. 과기정통부에 앞서 공정위까지 이동통신 시장을 조사하겠다고 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공정위는 올해 휴대전화 단말기 유통시장의 경쟁 상황, 규제 현황을 분석하고 경쟁 촉진 방안을 마련합니다. 이 과정에서 이동통신사의 요금제까지 들여다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일반적으로 국내 휴대전화 단말기 유통시장은 이동통신사가 제조사로부터 휴대전화 단말기를 사서 통신서비스 요금과 결합해 판매하는 형태가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날 과기정통부의 TF회의에서 '담합'이라는 단어가 언급된 만큼 이동통신사의 요금제 담합을 들여다볼 여지도 있습니다. 통신 요금제 담합 의혹은 이미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된 내용입니다. 참여연대가 앞서 2011년과 2017년 관련 내용을 공정위에 신고했지만 담합 사실, 증거들이 발견되지 않아 사건이 마무리됐습니다.
휴대전화 단말기 유통시장 조사 외에도 공정위는 조만간 통신 3사가 5G 속도를 LTE보다 20배 빠르다고 허위·과장 광고한 혐의(표시광고법 위반)를 심의할 예정입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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