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주혜린 기자] 우리나라 가전산업의 경쟁력이 중국·일본 등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와 좁은 내수시장, 스마트 주변기기 등 중소 조달 부문의 부족한 역량은 '약점'으로 지목됐습니다.
26일 산업연구원이 공개한 '가전(TV)산업의 가치사슬별 경쟁력 진단과 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 중국, 대만, 미국, 일본 5개국의 TV산업 경쟁력을 종합 진단한 결과 한국의 점수는 89.5로 1위를 기록했습니다. 중국은 80.3점으로 2위를 차지했고 일본(79.2), 미국(75.0), 대만(69.0)이 뒤를 이었습니다.
가전산업의 가치사슬 구조는 산업디자인과 연구개발(R&D)·설계, 조달, 생산, AM(After Market)·서비스, 수요 6개 부문으로 구성됩니다.
우리나라는 종합평가에서 산업디자인, R&D·설계, 생산 부문의 종합점수는 각각 98점, 96.8점, 95.5점으로 모두 1위를 나타내는 등 경쟁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반면 TV를 통해 각종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 서비스가 핵심인 AM·서비스 부문은 83.2점으로 미국(95.5점)에 밀렸습니다.
수요 역시 74.7점으로 시장 규모가 큰 중국(90.3점)과 미국(79.9점)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가 TV 산업이 대기업을 기반으로 한 생산, R&D를 중심으로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아울러 5개국의 207개사를 대상으로 기업의 규모(매출)와 수익(영업이익)을 분석한 결과, 국내 기업의 전체 평균 매출은 33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중국, 대만·미국·일본의 18억 달러보다 큰 규모입니다.
특히 생산(92억), 조달 부문인 디스플레이(85억), 반도체(69억) 등이 월등히 컸습니다. 한국의 전체 평균 영업이익액도 4억3000달러(영업이익률 13.2%)로 중국 2억9000달러(10.4%), 대만·미국·일본 2억4000달러(12.3%)를 상회했습니다.
그러나 생산과 반도체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경쟁국 대비 낮았습니다. 스마트 주변기기와 음향은 대만·미국·일본이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일례로 미국의 로쿠(Roku)는 TV 플랫폼을 갖춘 셋톱박스 사업으로 연매출 27억7000 달러를 기록하면서 경쟁기업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는 중국의 우위가 두드러졌습니다. 서비스 부문은 미국이 가장 우수한 경쟁력을 보였습니다. TV플랫폼과 운영체제를 토대로 스마트 앱 혁신이 활발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우리나라는 주요 기업의 자체 플랫폼을 토대로 2위를 기록했습니다.
수요는 중국이 세계 최대시장을 기반으로 가장 우위를 보였습니다.
심우중 산업연 전문연구원은 "한국은 세계 TV 시장을 선도하는 매출점유율 1위 국가이나 소수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와 좁은 내수시장, 스마트 주변기기 등 중소 조달 부문의 부족한 역량이 약점"이라며 "특히 고부가가치 서비스 부문은 국내 기업의 해외역량이 부족한 가운데 미국이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무엇보다 조달 부문의 R&D와 서비스 융합, 플랫폼 강화 및 인력양성을 통한 고부가가치화는 핵심적 과제로 지목했습니다.
심우중 전문연구원은 "미래 TV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시장 기반 마련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 조달 부문의 R&D 확대 및 서비스 융합 역량 강화가 긴요한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우리나라가 TV 산업이 대기업을 기반으로 한 생산, R&D를 중심으로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사진은 전시된 TV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주혜린 기자 joojoos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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