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조희대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가 "한평생 법관 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좌나 우에 치우치지 않고 항상 중도의 길을 걷고자 노력했다"며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 후보자는 9일 오전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과의 면담을 위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 들어서기 전 기자들과 만나 '보수 색채가 강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같이 답했습니다.
조 후보자는 "무유정법이라는 말이 있다. 정해진 법이 없는 게 참다운 법이라는 말이다"라며 "예전에 대법관 취임사에서도 '우리 두 눈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본다는 법'이라고 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중책 맡기엔 부족한 사람…수만번 고사하고 싶은 심정"
그는 대법원장 후보자에 지명된 소감과 한 차례 고사 후 수락한 계기를 묻는 질문에는 "어깨가 많이 무겁다.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 뿐"이라며 "중책을 맡기에는 늘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 차례가 아니라 수천, 수만 번 고사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사법부의 우선 과제에 대해선 "지금 당장은 청문회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 뿐"이라며 "혹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때 가서 사법부 구성원들과 함께 허심탄회하게 논의를 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조 후보자는 대법원장으로 임명되더라도 대법원장 정년(70세) 규정상 임기 6년을 다 채우지 못한 채 4년 만에 퇴임해야 합니다. 그는 이에 대해 "기간이 문제가 아니고 단 하루를 하더라도 진심과 성의를 다해서 헌법을 받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조 후보자를 신임 대법원장 후보로 지명했습니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퇴임하고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부결되면서 대법원장 직은 46일째 공석입니다.
1957년생인 조 후보자는 경북 경주 출신으로 대구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습니다. 1981년 제23회 사법시험을 합격한 뒤 1986년 서울형사지방법원에서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고법 부장판사, 대구지방법원장 등을 거쳐 2014년 3월 대법관에 임명됐고 2020년 3월 대법관 퇴임 후엔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활동해왔습니다.
차기 대법원장 후보로 지명된 조희대 전 대법관이 9일 오전 안철상 선임 대법관(대법원장 권한대행)을 접견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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