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여의도 면적의 56배에 달하는 논·밭 경지면적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쌀 소비량 감소와 주택·공장부지 등으로 활용되면서 면적이 11년째 감소하고 있는 겁니다.
더욱이 이상기후로 인해 과실류 등의 생산량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 농산물 할인지원 등의 '땜질식 처방'보단 실질적 원인 분석과 실효적 처방의 강화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15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계란이 농림축산식품부 지원으로 할인 판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참외 등 대체과일이 본격 출하되는 5월 전까지 166억원의 예산을 투입합니다. 사과·배 중심으로는 최대 40% 할인을 지원합니다.
물량이 부족한 사과·배에 대한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대형유통업체의 수입과일 판매 수요 물량을 파악해 할당관세 도입 물량도 충분히 배정합니다. 3~4월 대형마트 배정량은 바나나 1만3700톤, 파인애플 3600톤, 망고 1800톤 등 2만톤입니다.
또 2024년산 과일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민·관 합동으로 '과수 생육관리 협의체'를 구성, 가동에 들어갔습니다.
채소 물가의 부담 완화 차원으로는 노지채소 선제적 비축·방출, 시설채소 출하촉진 및 생육관리를 강화합니다. 축산 부문의 경우 한우는 3월 중 2차 '소프라이즈! 2024 대한민국 한우세일'을 통해 최대 50%까지 할인합니다. 한돈은 3월까지 20~40% 할인을 추진합니다.
그러나 정부의 할인 지원에도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합니다. 물가 할인 대책은 한시적이며, 할인 행사가 끝나고 난 후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더욱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논·밭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등 쌀뿐만 아니라 채소 등 재배량의 감소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양상입니다. 무엇보다 이상기후로 인해 과실류의 작황 부진까지 우려되면서 대응력을 높일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국립농업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된 농기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경지면적조사' 결과를 보면 2022년 경지면적은 152만8237ha로 2021년(154만6717ha)보다 1.2%(1만8479ha)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지 중 논 면적은 77만5640ha로 2021년(78만440ha)보다 0.6%(4800ha) 감소했으며, 밭 면적은 75만2597ha로 2021년(76만6277ha)보다 1.8%(1만3680ha) 줄었습니다.
20여년전인 2003년 경지면적은 184만5994ha로 조사됐습니다. 2013년엔 171만1436ha로 약 13ha 규모가 줄었습니다. 이후 2022년엔 2013년보다 약 20ha 줄었습니다.
기후변화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지난해 이상기후과 병충해 피해로 인해 사과·배 등 작황 부진의 여파가 과실류 물가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39만4428톤으로 전년(56만6041톤)보다 30.3% 감소했고, 배 생산량은 18만3802톤으로 전년(25만1093톤)보다 26.8% 줄었습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과일 등 가격이 오르는 원인을 진단해보면 생산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며 3월 중 기후변화에 따른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도 생산 방식, 품종 등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여러 대안이 나올 수 있도록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세종=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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