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검찰의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수사가 답보 상태에 빠질 위기입니다. 돈봉투를 수수한 것으로 의심되는 국회의원 소환으로 4·10 총선 이후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해당 의원들이 불응 태도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최근 돈봉투 수수 의심 의원 7명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할 것을 통보했지만 의원들은 국회 일정 등을 이유로 불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2021년 4월 말 민주당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당시 민주당 대표 후보)의 당선을 위해 윤관석 의원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송 대표의 보좌관 박용수 씨 등 캠프 관계자들이 불법 자금을 조성해 현역의원 약 20명에게 300만원씩 든 돈봉투를 살포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총선 압승' 야권…검찰 수사 차질 가능성
지난해 4월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올해 2월 수수 의심 의원들을 상대로 일정을 명시해 출석을 요청했지만 공천과 총선 준비 등을 이유로 해당 날짜에 모두 출석하지 않아 조사가 무산된 적이 있습니다.
무소속 이성만 의원과 민주당 허종식 의원, 임종성 전 의원, 윤 의원에 이어 송 대표까지 재판에 넘기면서 돈봉투 조성과 전달자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한 검찰은 총선 국면에선 속도를 내면 자칫 '정치 수사'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어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태였습니다.
총선이 끝난 후 더 이상 수사를 미룰 이유가 사라진 검찰은 수사에 속도를 낼 계획이었지만 의원들이 또다시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서 수사가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른 의원들의 대다수가 국회에 입성한 것도 수사의 변수입니다.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범야권이 연일 '검찰 개혁'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만큼 검찰 수사에 대한 반발이 더 거세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검찰 "실체 규명 위해 노력"
검찰은 수사 진행 속도를 묻는 질문에 "돈봉투 사건은 정당 민주주의와 헌법적 가치를 침해한 중대 사안이라 신속히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고 본다"며 "대상과 방식에 제한 두지 않고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국회의원으로서 사안의 실체가 신속히 규명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 당부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사진=연합뉴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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