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정부가 불법 스팸 근절을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불법 스팸은 단순 불편을 넘어 피싱과 스미싱 등 2차 피해로 확대되고 있는데요. 정부는 불법스팸을 방치하는 통신사와 문자중계사, 재판매사 등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스팸 근절을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불법스팸 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 직무대행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불법스팸 근절을 위한 강력한 '불법스팸 방지 종합대책'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6월 역대 최대치 찍은 불법 스팸
스팸신고는 상반기 2억1000건이 접수됐습니다. 지난해 한해 전체 신고건수인 2억9488만건의 73%에 육박하는 수치입니다. 특히 6월에는 역대 최대치인 4700만건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방통위와 과기정통부가 6~7월 긴급점검을 실시했고, 상반기 불법스팸의 75%가 대량문자서비스로부터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는데요. 이들은 의무 위반 사업자 적발 후 처벌한 결과 7월 불법스팸 신고가 3743만건, 8월 2363만건, 9월 2228만건으로 감소했다고 전했습니다.
불법스팸 방치하는 통신사·문자중계사 과징금
정부는 불법스팸을 발송한 사람과 관련 서비스 등을 제공하면서도 불법스팸 발송을 묵인하거나 방치하는 통신사와 대량문자서비스 도매·소매상 격인 문자 중계사·재판매사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 정보통신망법 및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입니다.
불법스팸 방지 종합대책. (자료=과기정통부, 방통위)
불법스팸을 발송한 사람에 대해서는 범죄수익을 몰수할 수 있도록 근거 규정도 마련합니다. 낮은 진입 장벽으로 재판매사가 올 9월 기준 1168곳이나 난립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대량문자 전송자격인증을 의무화하는 등 사업자 등록 요건도 강화합니다.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은 이날 브리핑에서 "1168개사 가운데 577개사, 절반 이상 대량문자 전송자격인증을 받았다"며 "최근 인증이 몰리고 있는데, 유예기간을 둬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불법스팸 발송 차단도 강화합니다. 스팸문자 번호·계정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문자사업자는 발신번호 유효성과 문자서비스 계정을 검증하도록 하고, 통신사는 위변조 발신번호의 수신을 사전차단하는 방식으로 발신번호 위변조 이중차단 체계를 마련합니다. 대량문자 서비스 이용자가 문자를 발송할 때마다 매번 본인인증을 거치는 과정도 추가됩니다. 휴대폰에서 수신을 차단하는 필터링 체계도 강화합니다. 기존에는 통신사가 필터링한 문자를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야 확인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단말기의 별도 차단문자함으로 격리하고 필터링 성능도 개선합니다. 무엇보다 국제발신 대량문자는 사전 차단기준을 마련하고, 검증되지 않은 발송자의 국제발신 문자 차단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부처 간 칸막이 문제도 해소합니다. 과기정통부, 방통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 등 유관 부처의 협업과 공동 대응체계를 마련하고, 민관이 참여하는 민관 불법스팸 상설협의체를 다음 달 구성해 자율규제 방안을 논의합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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